[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핵심이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면서 이자이익이 줄고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영향입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세미나'에서 "2024년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은 올해 21.6조원에서 소폭 감소한 19.6조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내년 순이자마진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올해(1.66%)보다 축소된 1.62% 수준으로 전망되는데요. 내년 이자이익은 58.2조원으로 예상돼 올해(58.5조원)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금리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대출수요가 높지 않아 성상제 둔화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내년 국내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 소폭 둔화된 3.7%로 예측했습니다. 권 연구위원은 "거시적으로는 GDP 대비 민간신용 비중이 이미 높아서 부채를 추가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신용 대기업을 제외한 차주의 대출 수요는 높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내년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순전입액은 10.0조원으로 올해(7.8조원)대비 2.2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권 연구위원은 "신규로 연체된 대출 비율이 상승하는 등 대손비용증가가 이어질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코로나19 기간 급증한 대출의 부실위험 증대, 만기연장·이자유예 신청 종료, 부도 시 손실률(LGD) 상향 가능성도 대손비용을 증가시킬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등 국내 규제요인과 고금리 지속, 경기 둔화 등 대외적 요인으로 경쟁 압력이 커질 전망인데요. 자금조달 변동성 확대 및 자산건전성 악화 등의 리스크에 대비하고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권 연구위원은 "은행산업 경쟁 심화 및 저성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지속성장 기반 준비,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다양한 경영과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비금융사와의 제휴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한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대책으로 고성장 기업금융 부문 집중 투자 및 기업금융 분야 디지털 경쟁력 강화, 기후리스크 대응 강화, 현지 금융기관 지분 공동 인수를 포함한 해외진출 신전략 추진을 제시했습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7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3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제 1주제 '은행산업 및 금융혁신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유미 기자)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