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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아바타' 못 벗은 한동훈…'공천' 최대 시험대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성 부각 관점
입력 : 2024-01-21 오전 6:00:0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함께하는 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구원투수로 지명된 지 한 달을 맞았습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됐습니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정치권 데뷔 무대를 장식하고 젊은 비정치인 출신을 대거 발탁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동안 광폭 행보에 나서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인데요. 그러나 ‘찐윤’(진짜 윤석열 대통령 의중)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에 합류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법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윤석열 아바타’ 딱지를 떼지 못했습니다. 이에 공천 개혁과 공천 갈등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한 비대위원장의 정치력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용산 직할체제 못 벗자총선 '빨간불'
 
한 비대위원장의 광폭 행보에도 지지율은 정체 국면입니다. '한동훈 팬덤' 현상과는 별개로, 국민의힘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인데요. '73년생 비정치인'의 신선한 바람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려던 여권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11일 발표·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2%,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 동일한 30%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조사가 김기현 대표의 사퇴 직후인 지난달 18~20일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지도부 교체 이후에도 여권 지지율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인데요.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12일 발표)를 봐도 직전 조사 결과와 비슷합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6%을 기록, 반등에 실패했습니다.  
 
여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한 위원장이 적극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전국 행보가 여권에 불만이 있던 보수층의 마음을 되돌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중도층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아바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해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이를 실기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야당 한 관계자는 "김건희 리스크가 본격화하는 오는 2월 초부터 한 비대위원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 3개월여 앞두고 ‘한심’ 논란이미 시작된 ‘공천 잡음’
 
한 비대위원장의 난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에 대한 당내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철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으로 선임되면서 ‘윤심 공천’ 논란이 증폭된 바 있습니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1일 부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공천관리위원 인선을 의결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을 이끄는 것은 나”라고 선을 그으면서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1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 공천 룰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시스템 공천’을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 공천 공언 하루 만에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이번에도 어차피 정청래가 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어쩔 수 없지 않다. 왜냐하면 총선에서 김경율이 나서겠다고 하기 때문”이라고 김 비대위원을 추켜세웠습니다. 
 
그러자 '한심(한동훈 위원장 의중) 공천' 논란이 일었습니다. 공개석상에서 특정 인물에게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편파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마포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성동 전 당협위원장과 지지자들은 한 비대위원장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22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한 비대위원장의 김 비대위원 마포을 출마 발언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고 일부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항의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에 향후 한동훈 비대위가 순항하기 위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줄이는 것이 관건일 전망입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천의 핵심은 물갈이 대상이 누구이고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경선은 절차를 중요시 여겨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 위원장이 정치 초보인 것이 드러났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한 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한 달 동안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라며 “관건은 수직적 당정관계와 같은 선을 넘을 수 있냐는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역에 검사 혹은 대통령실 출신이 공천을 받는지 여부가 본질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심사와 경선 과정에서 동일 지역구 3번 이상 당선된 현역 의원에게 경선 득표율 15%를 감산하는 페널티를 주기로 했습니다. 또 한 위원장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 비대위원을 ‘자객 공천’하면서 수도권 지역구 탈환을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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