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이 8일째 상승하고 있는 것은 정유사들이 '유통비용과 마진'을 급등시켰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상승에 설 대목까지 겹치면서 유통비용과 마진을 예년에 비해 60% 정도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반면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설 특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월 국내 정유사 '유통비용 및 마진'은 리터(ℓ)당 80원 수준으로 지난 2012년 연평균인 ℓ당 55.7원보다 높게 책정돼 최근 기름값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8일 밝혔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제 휘발유 가격과 경유가격은 각각 ℓ당 900.57원, 916.53원으로 휘발유는 1월14일 이후, 경유는 1월16일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국내 시장에 반영되는 데에는 2주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국제 휘발유 가겨과 경유 가격은 각각 1월14일과 16일 이후 꾸준히 상승했고 상승한 시점으로부터 2주의 시간이 지나 인상분이 지금 반영됐기 때문이지 설 연휴 특수와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휘발유값 상승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을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보다는 정유사들이 설 특수를 위한 '유통비용 및 마진 상승'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통상 정유사들의 유통비용과 마진은 ℓ당 50~55원 사이로 이를 30원가량 높게 책정해 최근 기름값이 상승했다"며 "정유사에서 주장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효과는 최근 원화강세로 인해 파급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 석유제품 인상분이 반영되더라도 기름값 상승폭이 하락폭에 비해 가파르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휘발유 판매가격은 지난 20주간 ℓ당 100원가량 하락했다. 주당 5원 정도 하락한 셈이다.
이날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928.07원으로 휘발유 판매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1일과 비교하면 ℓ당 8원가량 상승했다. 일주일 새 8원이 오른 것이다.
특히, 이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2.22원 급상승하면서 설연휴를 앞두고 인상폭은 더욱 커졌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20주간 하락한 기름값이 설연휴를 지나면서 급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유사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마진율을 높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두바이유가 지난 1일 배럴당 111.78달러, 7일에는 111.9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기름값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설 특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혜 석유감시단 팀장은 "국제유가 상승과 설 연휴로 차량 이용 증가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기름값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히 예상 가능한 것"이라며 "정유사들이 유통비용과 마진을 크게 올려 기름값 상승에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2012년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40.16원 인하됐지만 국내 정유사들 공급가격은 ℓ당 16.02원 인상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