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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음악성과 대중성의 조화..'서울재즈페스티벌'
입력 : 2013-05-19 오후 4:40:3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석가탄신일 황금연휴 기간 중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 2013(이하 SJF)'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각종 페스티벌이 각축을 벌이는 올해, SJF는 관객 2만 2000여 명을 끌어 모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SJF는 '재즈 업 유어 소울(Jazz Up Your Soul)'이라는 주제 아래 17일과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 체조경기장, 수변무대 등에서 진행됐다.
 
도심 속 페스티벌이면서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다양한 관객층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첫날은 가족단위 관객이 눈에 많이 띄었고, 둘째 날은 페스티벌 마니아 위주의 젊은 층 관객이 분위기를 장악했다.
 
음악축제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라인업이다.
 
이번 축제는 걸출한 재즈 음악인들이 중요한 축을 이루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대중성을 겸비한 대형 아티스트들이 배치돼 흥겨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지난해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림픽공원으로 부지를 옮기면서 전체 규모가 커지고 재즈 외 음악공연 비중도 덩달아 확대됐지만 여전히 SJF만의 정체성은 훼손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재즈의 다양한 흐름을 엿보다
 
이번 축제에는 재즈계의 거장이 대거 참여해 재즈의 현주소를 엿보게 했다. 첫날은 그래미상을 무려 세 번 수상한, '시카고의 살아있는 랜드마크'라 불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램지 루이스가 무대에 올랐다. 램지 루이스는 자신의 일렉트릭 밴드, 그리고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리드 보컬 필립 베일리와 함께 유연한 즉흥연주, 품격 있는 리듬감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같은 날 재즈와 일렉트로닉의 조화가 돋보인 파로브 스텔라 밴드의 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CF음악으로 익숙한 이들 밴드의 음악에 매력 넘치는 무대 매너가 더해지면서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그래미상을 두 번 받은 최고의 트럼페터 로이 하그로브는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전날의 램지 루이스의 공연이 고전적인 느낌이었다면 로이 하그로브의 공연은 재치가 넘쳤다. 퀸텟과 함께 내한한 로이 하그로브는 탁월한 그루브와 쉬지 않는 연주로 청중의 몸을 절로 들썩이게 하는 흥겨움을 자아냈다.
 
◇로이 하그로브(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역시 둘째 날 무대에 선 히로미 더 트리오 프로젝트는 우에하라 히로미의 파격적인 피아노 연주, 실험성 짙은 음악으로 관객을 열광으로 이끌었다. 특히 이날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히로미 더 트리오 프로젝트의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밖에 팝과 재즈의 달콤한 조화를 꾀하는 네덜란드 출신의 보컬리스트 바우터 하멜, 재즈 디바라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 보컬리스트 로베르타 감바리니, 한국 재즈계의 거목 정성조 빅밴드,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의 무대까지 더해지면서 다이내믹한 재즈의 세계를 엿보게 했다.
 
◇재즈 외 장르 라인업도 화려
 
사실 이번 SJF가 대규모 관객몰이에 성공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재즈 외 장르에서 활동하는 대형 음악인들의 출연이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로드리고 이 가브리엘라, 데미언 라이스, 제프 버넷, 막시밀리언 해커, 미카에 이르는 쟁쟁한 음악인들이 관객의 층을 두텁게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첫째날 낮 시간을 장식한 라틴 감성의 기타 듀오인 로드리고 이 가브리엘라는 탁월한 기량을 자랑했다. 환상의 호흡 속에 어우러지는 어쿠스틱한 음색은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절묘한 화학반응을 낳았다. 로드리고 산체스의 현란한 연주기술과 가브리엘라 퀸테로의 탁월한 리듬감각이 깊은 인상을 남긴 무대였다.
 
◇미카(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이틀 간의 SJF를 통틀어 최고 인기였던 무대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미카가 빚어냈다. 첫째 날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청중의 열기가 '요즘 대세'인 미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고음과 저음을 아우르는 미카의 목소리는 물론이고, 단독 콘서트 같이 화려한 무대 또한 화제를 낳았다. 미카는 국내의 젊은 여성들로 이뤄진 합창단과 함께 시종일관 사랑스러운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여성 팬의 눈도장을 단단히 받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노르웨이 밴드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여유롭고 세련된 감성으로 무대를 촉촉히 감쌌다. 둘째 날, 다소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기타를 연주하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국내 밴드 원 펀치와 함께 꾸린 마지막 무대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절정의 감수성을 뽐낸 것은 역시 데미언 라이스다. 둘째 날 밤, 비가 쏟아지면서 청중의 주의력이 흩어지는 듯 했지만 데미언 라이스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빗속에 실리자 곧바로 주위 공기는 먹먹해졌다. 다만 예전 내한 공연 때와 비슷한 레퍼토리, 똑같은 무대매너와 멘트가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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