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소속과 리그를 불문하고 모든 축구선수가 축구대표팀에 들어갈 가능성을 얻었다. 대표팀과 인연이 없던 선수들은 지금이 가장 최선을 다해야 할 때로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 ⓒNews1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5일 "특정 선수를 점검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열리는 리그경기를 두루 참관할 것"이라며 "한국의 축구 문화를 접하면서 선입견을 갖지 않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요청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경기 참관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어떤 경기를 보러 다니는지 알리지 않으면서 각종 추측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곧장 실천에 들어갔다.
그는 같은 날 안산 와스타디움으로 달려가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안산경찰청과 강원FC의 경기를 봤다. 이 경기는 자칫 큰 의미 없는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순위 다툼이 한창이던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경기도 아니고 대표팀 승선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도 두 팀엔 없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것만으로도 축구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29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앞두고 "나는 선입견이 없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K리그 선수는 물론이고 현재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도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에 한국 축구에 뿌리내린 '이 선수는 어떻고 저 선수는 어떻다' 등의 평가를 모두 깨고 자신이 본 선수들 위주로 코칭스태프와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 결과 지난 10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는 조영철(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김민우(사간도스), 김진현(세레소오사카)가 주변의 예상을 깨고 선발 출장했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굳이 해외에서 선발 출장하고 있는 선수들을 직접 보러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욱 더 새로운 선수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선수들과 더불어 K리그 팬들이 이런 방침을 가장 환영하고 있다. 지난 7월 브라질월드컵을 치른 직후 K리그를 두고 "B급 리그"라는 평가절하된 말이 떠돌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축구대표팀의 내달 14일(요르단)과 18일(이란) 중동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깜짝 발탁'으로 뽑힐 새 선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국(전북현대)과 이용(울산현대)이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와 오른쪽 풀백을 비롯해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 등 여러 자리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번 평가전 선수 명단은 내달 3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