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토마토칼럼)보육대란·폭리대출에도 한심한 '패권놀음'
입력 : 2016-01-11 오후 2:57:08
올해 역시 정치권은 난장판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패권싸움으로 서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줄다리기에 보육대란이 우려되고 있고, 국회의원 자리싸움에 대부업법 통과가 미뤄지면서 서민들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야할 처지다.
 
서울, 경기, 광주, 전남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장 이달부터 최대 29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보육비를 지원해 줄 테니 ‘엄마들도 일하라’고 독려할 때가 엊그제 같다. 하지만 막상 일자리를 찾아 거리로 나섰더니 굳게 믿었던 지원이 끊길 판이다. 정부는 시도교육청에 지원금을 줬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진보 성향의 시도교육청은 받지 않았다며 정부 탓만 하고 있다. 꼴사나운 핑퐁 게임이다.
 
당장 학부모들은 30만원 대의 보육비를 어디서 만들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심지어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 일부 학부모들은 일자리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들은 고금리 이자 폭탄을 맞게 생겼다. 대출금리 최고한도를 34.9%로 제한하는 대부업법이 지난해 말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출금리 상한을 29.9%로 더욱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국회의원들의 자리싸움으로 개정안 통과는 불발됐다.
 
결국 현재로서는 대출 상한 금리 관련 규제가 없어진 셈이다. 몇 곳 안 되는 대형 대부업체야 어떻게든 금융당국에서 관리 감독할 수 있겠지만, 지자체가 관리감독 하는 소규모 대부업체들은 레이더망에 들어오기 사실상 어렵다. 관련법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부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 해도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제동도 걸 수 없다.
 
자신들의 밥그릇에 눈이 멀어 서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모양새다.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지금의 국회의원들을 보면 ‘민심이고 뭐고, 일단 내 자리부터 차지하고 보자’는 식의 천심(賤心)의 소유자들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서민들에게 정치권의 밥 그릇 싸움은 한 낱 배부른 패권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보육대란과 폭리대출이 현실화 된다면 국회는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역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정신을 차릴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고재인 금융부장
고재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