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에 대해 미국 대선 주자들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테러가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BC는 이번 테러 사건으로 인해 미국 대선 후보들의 캠페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격한 발언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사진) 공화당 후보의 캠페인이 이번 테러로 인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후보는 테러 소식을 들은 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이슈를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거론해 왔다”면서 “다들 브뤼셀에서 벌어진 일을 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브뤼셀은 범죄율이 제로에 가까운 아름다운 도시였지만 이제는 완전한 재앙의 도시로 변했다”며 “우리 미국도 매우 조심해야 하고 특히 누가 미국에 들어오는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브뤼셀에서 체포된 파리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에 관련해 “솔직하게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면 물고문을 할 것"이라는 과격한 발언을 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후보는 “만약 미국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나는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발언”이라면서 “마치 테러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포스터와 같은 발언이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국경 폐쇄 등의 극단적인 발언을 해 오며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CNBC는 미국 내에서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오히려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이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의 라이벌로 꼽히는 또 다른 공화당 대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크루즈 후보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은 우리와 전쟁을 선포했지만 우리의 대통령은 7년간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면서 “2017년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러한 현상은 끝날 것”이라고 선포했다.
CNBC는 이번 테러가 대선 판도를 완전히 바꿀 가능성은 작지만, 공화당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