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 증시 3대 지수가 지난 2월 저점 대비 10% 넘게 급등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잦아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중 최고치 행진 이어가는 미 증시
지난 1~2월에 미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 7년간 이어져왔던 황소장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3월 증시의 급반등으로 지난 1분기 S&P500지수는 1.4% 상승으로 마감했으며, 4월 들어서도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져 최근 주요 지수들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다우지수는 1만7900선까지 올라와 지난해 7월에 경신했던 1만80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는 지난해 5월에 경신했던 사상 최고가인 1만8312.39포인트를 2%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S&P500지수 역시 2080포인트까지 올랐으며 나스닥지수는 4950포인트에 근접했다.
특히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이 잦아든 것이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연초 중국 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이 컸지만 최근 발표되는 중국의 지표들이 개선세를 보이며 이러한 우려가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3월 중국의 수출은 달러 기준 전년 동기보다 11.5%나 급증하며 9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미국 경제 지표의 부진과 연준 인사들의 신중한 발언 등이 모두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기대감이 매우 낮았던 금융주들의 실적이 초반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오면서 증시 상승 촉매제로 작용했다.
중국 경기 회복·예상보다 개선된 실적에 주가 반등
이것이 증시 반등의 시작이라며 긍정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 경제 회복이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들의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가 낮은 만큼 이보다 악화된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다.
테리 산드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현재 기대감이 매우 낮은 만큼 회사들이 이러한 기대보다는 괜찮은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안위티 바후구나 콜럼비아스레드니들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기대가 낮아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닝시즌의 본격적인 출발을 끊는 금융주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시된다. 브레난 하켄 UBS 선임 전략가는 “시장 기대치가 워낙 낮은 만큼 은행 업종 전반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은행주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소 6월까지는 연준의 금리 인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점 역시 증시 상승을 도울 것이라는 평가다.
국제유가·기업실적 증시 발목 잡나
그러나 이러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와 관련해 다수의 전문가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국제유가와 기업 실적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17일(현지시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유가가 급락하고 증시 역시 함께 추락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존 코사 애스버리리서치 수석전략가는 "최근 증시와 유가의 상관관계가 상당하다며 이 둘의 상관관계 수준이 0.9포인트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2분기에 국제유가가 35달러선으로 다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식보다 현금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또한 어닝시즌 초반 몇몇 종목들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긴 했지만 전반적인 그림은 매우 어둡다는 점 역시 우려를 키운다. 팩트셋은 S&P500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감소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짐 폴슨 웰스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기업 실적이 부진한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올해 S&P500지수는 2050선에서 거래를 마감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올해 미국 증시가 평균 3.3%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 경제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의 수출 회복이 위안화 약세에 따른 것일 뿐 글로벌 경제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오는 15일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