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연쇄 지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진으로 일본 경제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16일 재팬투데이는 이번 지진으로 규슈 지역의 대형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이미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진으로 인해 규슈지역의 공항과 고속도로, 고속철도인 신칸센의 운행이 중단돼 부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구마모토 공항은 터미널 건물 천장이 붕괴돼 영업이 중단된 상태고 신칸센 역시 언제 재가동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이날 규수 지역에 위치한 도요타 자동차 공장은 부품 조달 어려움 문제로 조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파나소닉 전자부품 공장과 혼다 오토바이 공장 역시 지진 발생 직후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면 피해는 구마모토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하루미 타구치 IHS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구마모토에 피해가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지만 열차와 길이 끊겨 공급 체인에 영향이 길어지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에 위치한 미쓰비시 자동차 역시 부품 조달이 어려운 것을 이유로 18일부터 19일까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규수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관광 산업의 타격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무성은 5월16일까지 구마모토현으로 출국을 아예 금지한 상태고 한국에서도 여행사에 일본 여행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현재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금리 등 파격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진 소식은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내비친다.
야수나리 우에노 미즈호증권 수석 전략가는 "현재 일본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라면서 "예측하지 못했던 어떠한 악재라도 일본 경제를 리세션 상태로 다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 평가업체 키네틱어낼러시스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6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럼에도 지난 2011년에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 같은 수준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모토 하야시 일본 경제상 역시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동을 중단한 회사들이 몇몇 있지만 지난 2011년 3월 지진 당시와 같은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마모토현에서는 지난 14일 규모 6.5 지진에 이어 16일 새벽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하며 사망자는 41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현재 부상자는 3100명이 넘는 가운데 이 중 33명이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일본 대학생들이 연쇄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버린 구마모토현의 한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