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터키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이 과정에서 총 42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가 벌어졌지만 쿠데타는 실패로 끝났다.
15일(현지시간) 이날 오후 터키 군부는 민영 NTV방송국과 도안 통신사를 통해 터키의 주요 시설들을 점렴했으며 권력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군부는 성명에서 "민주적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서 권력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발표 이후 카라의 거리 곳곳과 이스탄불 공항, 터키 의회 건물 앞에 탱크가 배치됐고 시내에서는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으며 군용 제트기와 헬리콥터가 도시 상공을 비행했다. 또한 터키 군부 본부 앞에는 앰뷸런스가 주차돼 있었으며 일부 도로도 통제됐다.
15일(현지시간) 터키 군부 건물 앞에 앰뷸런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상황은 악화돼 우려했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 아나돌루 통신은 터키 군 병력이 이스탄불에서 군중을 향해 폭탄을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고, 앙카라에서는 터키 군인이 군부 헬리콥터를 공격해 17명의 터키 경찰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AP통신은 터키 쿠데타로 인해 총 42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터키 군부가 쿠데타를 발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AP통신과 인터뷰를 한 터키의 한 고위관리자는 "쿠데타 시도가 진압됐다"면서 "현재 모든 정부 관계자가 자신의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너 이마즈 터키 국가정보 기관 대변인 역시 CNN에 "쿠데타 시도는 진압됐다"면서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휴가 중이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 소식을 접하고 수도 앙카라로 돌아가려 했으나 NBC에서는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이 독일이나 영국으로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오보로 확인됐으며 쿠데타 6시간 만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로 복귀했다.
16일(현지시간) 새벽 4시 공항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대통령을 반겼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가 모두 진압됐다"면서 "이것은 분명한 반역이고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 국가(터키)는 나의 영광이며 나는 여기에 죽기 위해서 왔다"면서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메흐메트 심섹 터키 총리도 "쿠데타가 실패했다"면서 "정부는 모든 곳에 대한 통제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쿠데타의 주동자가 누구인지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 아나돌루 통신은 얼마 전에 해고된 무하렘 코세 군 대령이 쿠데타의 주동자라고 보도했다. 코세 대령은 터키 군부의 법률자문팀의 책임자였지만 최근 해고당해 권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나돌루 통신은 코제 대령뿐 아니라 메흐메트 오구즈 아쿠스 대령 등 다른 장교들 역시 이번 쿠데타에 동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카고트리뷴은 이에 대해 군부 전체가 쿠데타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쿠데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카이 아크사칼리 터키 특수부대 사령관은 터키 민영 NTV 방송에서 "그들에게 쿠데타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며 "쿠데타를 시도한 이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유혈 소식을 접하고 일제히 우려를 내비쳤고 터키 정부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가 안정되길 촉구한다"고 밝혔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민주적인 선거로 선출된 현재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대변인 역시 "민주적 질서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터키 사태는 헌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가 실패로 끝났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터키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이미 테러와 집단 이민으로 불투명한 터키의 미래가 한층 더 어두워졌다"고 평가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