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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항소심서 전 방위 방어전
재판부, 이르면 2일 보석여부 결정
입력 : 2019-05-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서지현 검사 성추행 후 인사보복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항소심에 들어 벼른 듯 남다른 전략을 발휘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건 검찰 수뇌부에 올랐던 실력을 발휘해 이른바 셀프 변론을 하는 모습이다. 안 전 국장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재판장 이성복)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PPT를 띄워놓고 “1심 판결에 대해 여러 드릴 말씀이 많지만 시간관계상 인사원칙부분하고 과연 제가 인사 지시를 했겠느냐는 부분을 중심으로 간단히 올린다고 운을 뗀 뒤, 1심 판결과 최초 검찰의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투트랙변호인 섭외도 전략적이다. 안 전 국장의 오른쪽, 즉 재판부에 가까운 쪽에는 신용석 변호사(사법시험 30·연수원 20)가 앉았다. 신 변호사는 청주지법 제천지원장,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전관이다. 방청석과 가까운 왼쪽에선 30대 초반의 김민지 변호사(사법시험 53·연수원 43)가 전체 변호의 3분의 1 분량을 할애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1심 선고기일에는 안 전 국장을 동행하다 사진에 같이 찍히기도 했다. 젊은 여성 변호사의 존재감은 여성단체 등이 주목하는 재판에서 미투여파에 대한 결백함을 호소하는, 일종의 비언어적 수단을 동원한 변호 전략으로도 보인다.
 
‘성추행 후 인사보복’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1월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안 전 국장의 뒤로 김민지 변호사가 눈에 띈다. 사진/뉴시스
 
 
마지막은 법정에서 맞은편 검찰석에 앉아있는 공판검사들을 바라보는 당당한 눈빛이다. 피고인석과 다소 떨어진 방청석에서도 느껴질 만큼 강렬하다. 본인의 무죄를 호소하면서도, ‘검찰 수뇌부의 내밀한 인사과정을 알지도 못하는 일선검사들이 어떻게 수사해 인사보복을 가려내냐는 주장을 하면서도 안 전 국장은 항상 검찰석을 바라보며 발언했다. 이에 공판검사가 반박할 때는 째려보기에 가까운 눈빛으로 검사의 눈을 쳐다봤고, 검사는 발언 중 문서를 보거나 허공으로 시선을 돌리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해 1월 한국사회에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국장은 공소시효가 지난 성추행 외, 이를 무마하기 위한 불공정 인사개입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유죄를 인정받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법무부 감찰관실의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등 추행 사실이 검찰 내외에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인사상 불이익을 줄 의도가 충분히 있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안 전 국장은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이르면 22회 공판기일에서 안 전 국장이 신청한 보석을 인용할지 결정할 전망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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