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백신이 개발되면 '세계적 공공재'로 분류해 사용해야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세계 주요언론사에 실은 특별기고문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종식할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중요하게 다뤄야할 문제는 가격"이라며 "어떠한 백신이든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가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질병과 싸움에 전세계적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며 주요 20개국(G20)지도자들에게 "백신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개발(R&D)기금 투자에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중국이 의료 형평성 증진과 빈곤 감소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뤄 아프리카를 포함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개발을 가속하는 데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신화·뉴시스
그는 자신의 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이 여러나라와 협력해 출범한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최소 8종류의 코로나19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라며 "연구자들은 18개월 안에 최소한 하나가 준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상 병원체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최단기록이 될 것"이지만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CEPI에 최소한 2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져든 만큼 수십억 달러의 기금이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면역 구축 노력 실패로 질병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지는데 따른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백신 투자와 가격책정 외에 마스크, 장갑,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전세계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G20정상들에게 촉구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공중보건의 관점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자원을 배치해야한다"면서 "에볼라와 에이즈 바이러스(HIV)퇴치 최일선에서 싸워본 베테랑들이 이러한 자원 배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이 WHO등과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문서화하고 모든 참가국이 이 가이드라인에 공식 동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와 진단검사 장비 배분과 관련해 "단순히 누가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구호 장비 조달이 입찰 전쟁으로 전락한다면 이 바이러스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아주 미세한 세균이 한 사람의 건강을 해치면 이는 인류 모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면서 "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크고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는 어느 한 곳에 있기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