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권 수신금리가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머지 않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순이자마진(NIM) 방어를 위해 수신금리를 더 내리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진 가운데 주요 은행들은 입출금통장의 우대금리도 잇따라 인하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았던 입출금예금의 우대금리까지 하향 조정해 수신금리를 최대한 낮추고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19일 주거래 미래설계통장 등 입출금통장 4종의 우대금리를 0.25~0.5%포인트 인하한다.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의 연 최고 우대금리는 1%p에서 0.75%p로 낮아진다. 주거래 S20통장과 건설근로자 우대통장은 각각 1%p에서 0.5%p, 2.5%p에서 2%p로 내리고, 레디고 통장 우대금리 역시 3.2%p에서 2.7%p로 떨어진다. 주거래 S20통장과 건설근로자 우대통장, 레디고 통장은 현재 판매도 중단된 상태다.
NH농협은행은 27일부터 매직트리통장과 해봄 N돌핀통장, 채움 스마티통장 등 3종 입출식통장에 적용했던 우대금리를 0.40~1.00%p 낮춘다. 매직트리통장의 우대금리는 기존 최고 0.8%p에서 0.4%p로, 해봄 N돌핀통장과 채움 스마티통장은 각각 1.5%p에서 0.5%p로 조정된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0.5%로 인하한 이후 수차례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그로 인해 이자수익이 주는 등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를 막고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도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용을 줄이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 7월 0.82%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07%p 떨어졌다. 이중 정기예금 금리가 0.8%로 전월보다 0.08%p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도 0.94%로 처음으로 0%대에 진입했다. 반면 최근 물가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였다. 지난 6월 0.0%, 7월 0.3%에 이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수신금리와 물가 상승률 차이가 좁혀지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NIM은 올해 2분기 기준 1.42%로 전분기 대비 0.04%p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은행별로 농협은행 1.67%, 국민은행 1.50%, 신한은행 1.39%, 하나은행 1.37%, 우리은행 1.34% 순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은행권 NIM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입출금 우대금리 등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