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예비허가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사업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금융권과 빅테크, 핀테크 간 입장을 조율할 민관 합동 협의체는 다음달께나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63개 업체 중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40여개 사업자에 대해 허가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1차와 2차로 나눠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르면 10월 중 마이데이터 허가 사업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초기 사업자가 시장 선점과 홍보 기회를 독점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국은 기존 사업자들인 40여개사를 일괄 심사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확보가 중요한 서비스 특성상 이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 중인 업체라도 빨리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더구나 내년 2월부터 허가제로 전환되는데 심사가 미뤄질 경우 서비스 자체를 접어야 하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권은 줄곧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인한 규제 사각지대와 불공평한 데이터 활용범위 문제 등을 지적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공정경쟁을 위한 금융업 발전 발안을 모색하는 민관 합동 협의체를 추진하기도 했다. 업종별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이달 초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이 협의체는 이르면 다음달께나 출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들의 과열 경쟁이 부실한 개인정보관리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면 금융과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며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사업자의 수익성 약화, 나아가 과도한 데이터 공유로 인한 사생활 침해, 정보 유출 등 소비자 피해가 확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6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