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근로장려금 기한후 신청 기간이 한창인 8월입니다. 근로장려금은 일을 하지만 소득이 적은 가구에 일정 금액을 지원해 실질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로, 매년 5월 정기신청을 놓친 이들을 위해 6월부터 12월까지 별도의 기한후 신청 창구가 열립니다. 근로소득만 있는 이들을 위한 반기신청도 9월 초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 제도를 둘러싼 통계 하나가 눈에 띕니다. 70대 이상 노인 가구의 신청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줄어드는 다른 세대, 늘어나는 70대
국회 정성호 의원실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근로장려금 신청 가구는 2018년 48만 6천 가구에서 2022년 70만 2천 가구, 2023년에는 71만 7천 가구로 늘었습니다. 5년 사이 1.5배 가까이 증가한 셈입니다. 지난해 전체 신청 가구 485만 가구 가운데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4.8%에 이릅니다. 눈여겨볼 점은 다른 연령대의 신청이 대체로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흐름과 달리, 70대 이상만 유독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의 소득이 개선되었다는 신호라기보다는, 나이 들어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여러 조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추세와도 맞닿아 있는 흐름입니다.
일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노후
정성호 의원실은 이런 추세의 배경으로 노후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을 짚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짧거나 아예 없는 고령층이 여전히 많고, 기초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은퇴 이후에도 저소득 일자리로 내몰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비, 청소, 배달 보조, 공공 일자리 같은 곳에서 70대 이상을 마주치는 일이 더는 낯설지 않게 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근로장려금 신청이 늘었다는 것은, 이 제도를 통해서라도 소득을 보충해야 하는 노인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노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지만, 선택이 아니라 생계 때문에 일터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제도는 있지만, 몰라서 못 받는 사람들
문제는 이런 제도조차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닿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기초연금을 보면, 2024년 기준 수급 대상자 717만 명 가운데 실제 수급자는 676만 명으로 수급률이 66.3%에 그쳤습니다. 받을 수 있었는데도 받지 못한 노인이 41만 명에 달한다는 뜻입니다. 신청주의로 운영되는 제도의 특성상, 정보에 어둡거나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일수록 정작 필요한 혜택에서 소외되기 쉽습니다. 근로장려금 역시 ARS나 홈택스, 세무서 상담센터를 통한 대리신청 등 여러 경로를 열어두고는 있지만, 이런 통로가 실제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자녀나 이웃이 대신 챙겨주지 않으면 신청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근로장려금 신청이 늘어난다는 소식을 그저 제도가 잘 알려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만 읽기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이는 일하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든 노후가 늘고 있다는 방증에 가깝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근로장려금 기한후 신청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변의 고령층에게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왜 이렇게 많은 노인이 다시 일터로 나서야만 하는지를 물어야 할 때입니다. 제도를 촘촘히 챙기는 일과 함께, 애초에 그 제도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노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