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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1년, 왜 통신비는 그대로일까

휴대폰을 바꾸러 매장에 갔다가 "요금제는 얼마짜리로 쓰실 건가요"라는 질문부터 받아본 적 있으실 겁니다. 지원금을 더 받으려면 결국 매달 10만원 안팎의 비싼 요금제를 일정 기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많은 소비자가 이 질문 앞에서 뒤늦게 깨닫습니다. 단말기유통법, 이른바 단통법이 폐지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익숙한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원금이 고가 요금제를 팔기 위한 미끼로 더 정교하게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원금 상한, 왜 없앴나

단통법은 2014년 이동통신사 간 과도한 지원금 경쟁과 이용자 간 차별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원금 상한 자체가 오히려 경쟁을 억누르고 단말기 가격을 높인다는 비판이 커졌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7월22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11년 만에 단통법을 폐지했습니다.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공시 의무와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상한을 없애, 통신사와 매장이 자유롭게 지원금 경쟁을 벌이도록 한 것입니다. 요금할인과 공시지원금 중 하나만 고르던 방식도 바뀌어, 이제는 두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원금 경쟁이 살아나면 단말기 구매 부담과 가계통신비가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뒤따랐습니다.

1년 후, 달라지지 않은 계산서

그러나 최근 나온 평가는 기대와 거리가 있습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가 지난 3일 발표한 '단통법 폐지·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 1년 평가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간 전면적인 지원금 경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고가 단말기와 고가 요금제 이용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면서,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는 오히려 지원금 경쟁에서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공시 의무가 사라지면서 지원금 액수와 조건이 매장마다, 시기마다 다르게 제시되는 이른바 '깜깜이 지원금'도 확산됐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미리 비교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진 셈입니다.

구조는 그대로, 왜 안 바뀌었나

지원금 상한이 사라졌다고 해서 이동통신사의 유통 구조나 수익 셈법까지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은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편이 여전히 유리합니다. 유통점 역시 고가 요금제에 붙는 판매 장려금이 커서, 굳이 저가 요금제 가입자를 붙잡을 유인이 적습니다. 결국 규제만 풀어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유인 구조를 그대로 두면, 경쟁은 가격이 아니라 '누구에게 더 비싼 요금제를 팔 것인가'로 흘러가기 쉽다는 것을 이번 1년이 보여준 셈입니다. 여기에 공시 의무 폐지로 정보 비대칭까지 커지면서, 정보에 밝은 소비자와 그렇지 못한 소비자 사이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할까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 시책을 통해 지원금 차별 유도 등 불공정행위를 막고, 소비자의 단말기 정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은 소비자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지원금을 받을 때 요구되는 요금제 유지 기간과 위약금 조건, 그리고 자급제 단말기에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했을 때의 총비용을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단통법 폐지가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는지는 결국 이 격차가 얼마나 좁혀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방통위의 후속 대책과 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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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성하기 G · 어제

통신비를 꼼꼼히 따져봐야겠네요

전남친 P · 6시간 전

말씀처럼 지원금 경쟁보다 고가 요금제 유도에 집중된다면 폐지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겠네요.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