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6시간 전

국민을 시민으로,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교육이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치른다고 저절로 성숙하지 않는다. 법과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며, 책임 있게 참여하는 시민이 많을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그래서 민주시민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민주주의의 주체인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국민, 시민, 대중, 민중이라는 개념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국가와의 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라면, 시민은 공동체를 함께 운영하는 민주주의의 주체를 뜻한다. 대중은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모인 다수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사회학적 개념이고, 민중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와 민주주의의 주체를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같은 사람을 가리키더라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민주시민교육이 지향하는 대상은 결국 '국민'을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민주시민교육은 누구를 위한 교육일까. 흔히 학생을 위한 학교 교육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민주주의에는 졸업이 없다. 선거권을 가진 성인은 물론이고 공직자, 직장인, 지역사회 주민, 노년층까지 모두가 교육의 대상이다. 지방자치가 확대되고 주민의 참여가 지역 발전의 중요한 요소가 된 오늘날에는 평생교육 차원의 민주시민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 내용도 교과서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헌법의 기본 가치와 인권, 자유와 평등, 법치주의를 이해하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하는 능력,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 공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까지 갖춰질 때 비로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교실보다 지역사회에서 더욱 생생하게 이루어진다. 실제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통학로 안전시설 설치나 공원 정비 사업의 우선순위를 주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결정한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시작하지만 토론과 양보를 거쳐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를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이다. 반대로 선거가 끝난 뒤 모든 공적 문제를 정치인에게만 맡기고 시민이 방관자가 된다면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형식만 남게 된다.

필자는 민주시민교육을 학교 안의 한 과목으로만 이해하는 현재의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시민은 시험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지역의 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자원봉사와 주민자치 활동에 참여하며,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해 보는 경험 속에서 비로소 시민의식은 자란다. 학교가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면 지역사회는 그 배움을 실천하는 가장 큰 교실이다.

물론 민주시민교육은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을 주입하는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갖느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며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역량을 기르는 일이다.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동체의 해답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민주시민교육의 본질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제도의 부족보다 시민의 부족일지 모른다. 아무리 좋은 헌법과 제도를 갖추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할 시민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선거일 하루만 작동하는 제도가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삶의 방식이다. 국민을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소홀하다면 어떤 제도도 민주주의를 지켜 줄 수 없다. 결국 민주시민교육은 하나의 교육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치는 가장 든든한 토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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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전남친 P · 6시간 전

국민과 시민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토론하는 경험이 결국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성하기 G · 4시간 전

존중과 토론이 핵심이죠. 학교에서는 안가르치니...

전남친 P · 4시간 전

맞습니다 아주 쉬운건데 아주 안지켜지는ㅋ

재재파더 G · 5시간 전

깨어있는 시민이 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하기 G · 4시간 전

국민을 시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