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녀가 갑자기 아파 입원하거나 학교·어린이집이 긴급하게 문을 닫는 경우 부모가 당일부터 1~2주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내가 유산·조산 위험을 겪는 경우 남편도 출산 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배우자 출산휴가는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쓸 수 있도록확대된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 2~3월 개정·공포된 남녀고용평등법과 고용보험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다.
가장 먼저 오는 20일부터 ‘단기 육아휴직’이 도입된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나 어린이집 등의 휴업·휴교·휴원, 방학, 질병·사고에 따른 입원, 감염병으로 인한 격리나 등교 중지 등이 발생하면 연 1회 1주 또는 2주 단위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있다.
단기 육아휴직은 기존 육아휴직 기간에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한 기간만큼 기존 육아휴직 기간에서 차감된다. 다만 단기 육아휴직 사용은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여러 자녀가 있다면 자녀별로 각각 연 1회씩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급여도 지급된다. 일반 육아휴직은 원칙적으로 30일 이상 사용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단기 육아휴직은 7일 또는 14일 사용 후에도 신청할 수 있다. 급여 수준은 일반 육아휴직과 동일하게 적용해 사용 일수만큼 환산해 지급한다.
신청 시기도 사유에 따라 달라진다. 방학 때문에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30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반면 갑작스러운 휴원·휴교나 자녀의 질병·사고에 따른 입원 등 긴급한 상황에서는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당일에도 신청할 수 있다.
다음 달 18일부터는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과 배우자 휴가 제도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 남성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자녀가 태어난 이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이나 조산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 출산 전에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배우자를 돌보기 위한 경우 휴직 개시 예정일 7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배우자 출산휴가의 사용 가능 기간도 넓어진다. 현재는 배우자가 출산한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 예정일과 휴가를 사용하려는 날 등을 문서로 고지하면 사업주는 해당 기간 안에서 20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3회까지 나눠 사용할 수 있다.
배우자가 유산하거나 사산한 남성 근로자를 위한 별도 휴가도 신설된다. 유산·사산한 날부터 20일 이내 청구하면 최대 5일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이 가운데 최초 3일은 유급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는 유급휴가 기간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상한은 하루 8만4210원, 이틀 16만8420원, 사흘 25만2630원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업주가 거부할 수 있는 사유도 줄어든다. 기존에는 근속기간이 6개월 미만이거나 업무 특성상 근로시간 분할이 어렵고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 외에도 ‘대체인력 채용이 불가능한 경우’ 사업주가 단축근무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달 18일 이후 신청분부터는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단기 육아휴직 도입으로 갑작스러운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배우자 임신 중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확대,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신설 등 이른바 ‘배우자 3종 지원 세트’를 통해 남성의 임신·출산 전 과정에 대한 돌봄 참여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