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3시간 전

한 달 일하고 119개월 추납…평생 연금의 문제는 국적이 아니다

“한국에서 딱 한 달 일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 중국인.”

눈길을 끄는 제목이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에는 국내에서 1개월 가입한 뒤 과거 추납 대상 기간에 해당하는 119개월치 보험료를 납부해 가입기간 120개월을 채운 외국인 사례가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10년 가입요건을 채웠다고 해서 많은 연금을 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연금액은 가입기간과 기준소득월액 등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그렇다면 정말 한 달만 일하면 10년 가입기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추후납부(추납)는 과거에 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모든 기간을 마음대로 사는 제도가 아니다. 법에서 정한 추납 대상 기간이 있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해서만 보험료를 낼 수 있다. 다만 요건을 갖춘 사람은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어 이번과 같은 사례가 나온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 추납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제도를 활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나는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추납은 실직이나 경력단절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사람이 나중에 그 기간을 메워 노후소득을 확보하도록 만든 제도다. 그런데 국내에서 실제로 일한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한 사람이 119개월을 추납해 10년 가입요건을 채운다면, 이런 활용이 제도의 취지와 맞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그렇다고 외국인의 국민연금 가입을 막자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외국인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낸다. 수급요건을 충족하면 연금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일할 때 적용받는 사회보장제도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인도 추납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사례를 두고 “외국인에게만 특혜를 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같은 제도라도 국내에서 실제로 일한 기간이 매우 짧은 사람이 추납을 통해 10년 가입요건을 갖추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는 다른 문제다.

“그럼 국민연금공단이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단순 계산으로 결론 낼 수 없다. 추납한 사람은 119개월치 보험료를 실제로 낸다. 연금액도 가입기간과 기준소득월액 등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낸 돈보다 받는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단의 손실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국민연금은 개인 통장이 아니다. 가입자 전체가 위험을 나누는 사회보험이다. 그렇다면 실제 국내 근로기간이 극히 짧은 사람이 추납으로 10년의 수급요건을 갖추는 것이 다른 가입자들과 비교해 공정한지는 살펴봐야 한다.

해법을 국적에서 찾을 필요도 없다. 국내 체류와 근로가 매우 짧은 경우 추납 요건을 별도로 검토하거나, 단기 가입 뒤 대규모 추납으로 수급권을 확보하는 사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이다. 외국인에게 문을 닫자는 접근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가입하든 같은 원칙이 적용되고, 그 원칙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국적이 아니다. 국내에서 실제로 일한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한 사람이 119개월을 추납해 10년 가입요건을 채우는 것이 국민연금의 취지에 맞느냐는 문제다.

국적을 따지기보다 제도의 빈틈을 살피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국민연금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사회보험이라는 신뢰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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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마토 P · 3시간 전

이 문제는 정말 제대로 심사숙고해야할 난제입니다

성하기 G · 3시간 전

네.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