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프랑스 모던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Fred)'의 공식 SNS 영상에 전범기가 등장했다. 그동안 일부 패션 브랜드들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욱일기) 문양을 사용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프레드는 공식 홍보 영상에 전범기 이미지를 사용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레드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에 일본 욱일기가 나오는 영상을 게시했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다.
프레드는 지난 13일 SNS에 브랜드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이 시대를 앞서 일본의 양식 진주를 사용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프레드 사무엘에 대한 내용이지만, 해당 영상의 20초 부분에는 '프레드 사무엘이 1930년대에 파리에서 혁신적으로 일본의 양식 진주를 론칭했다'는 문구와 함께 일본 욱일기와 후지산 이미지가 등장한다. 일본 양식 진주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후지산과 욱일기 이미지를 배경화면으로 넣은 것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한 깃발로,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처럼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일본으로부터 침략 당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상처다. 독일은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형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만큼 전범기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다.
사진/프레드 인스타그램 캡쳐
패션업계의 전범기 사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러시아 월드컵 홍보영상에 사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아디다스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유니폼에도 욱일기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나이키 또한 2016년 '에어조던12 레트로 더 마스터' 농구화 발매 당시 욱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명품 브랜드의 전범기 디자인 사용도 꾸준히 논란이 됐다. 프라다의 경우 지난 2018년 향수 출시를 알리는 영상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해 문제가 됐는데, 2008년, 2014년에도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선보인 바 있다.
디올 또한 2018년 봄·여름 시즌 패션쇼에서 욱일기를 떠올리게 하는 드레스로 비난을 받았고, 생로랑도 2016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욱일기 디자인의 재킷을 출시해 논란이 됐다.
패션업계는 물론 여러 브랜드들이 전범기 이미지 사용으로 곤혹을 치렀음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중국이 아니라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국가적 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 전범기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며 "사용 의도와 관계 없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프레드 공식 판매점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월드타워점 등 11곳이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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