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복합위기 몰아치는데…또 '법인세 쇼크'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100조 돌파…재정 '빨간불'
하반기 대내외 복합위기 속 수출도 '오리무중'
2024-08-14 17:16:09 2024-08-14 18:42:12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태극기와 정부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규모가 103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윤석열정부의 법인세 감면 조치에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올해 법인세가 덜 걷혔고, 정부 지출도 늘어나면서 상반기까지 적자 규모는 정부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우리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마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수출 효자 품목인 배터리는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 사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하반기에 닥칠 복합 위기 속에서 기업 실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마저 나옵니다. 
 
역대 두 번째 큰 적자…10조 덜 걷고 20조 지출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6월 말 누계 국세수입(잠정)은 16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조원 덜 걷혔고, 세수 진도율은 45.9%에 그쳤습니다. 주된 세수 감소 요인은 법인세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1000억원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부가가치세(5조6000억원)와 소득세(2000억원)에서 세수가 증가했습니다. 또 세외수입은 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1000억원이 늘었고, 기금 수입 역시 8조7000억원 증가한 11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 누계 총지출은 신속 집행과 복지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0조3000억원 증가한 371조9000억원입니다. 예산 대비 진도율도 세수 진도율보다 높은 56.6%입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지수는 76조원 적자를 기록한 것입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 등) 수지 27조4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원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6월 기준 적자 규모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던 2020년 (110조5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당초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예상 적자 규모로 91조원을 예측했으나 이보다 높은 수준인데요. 지난해 같은 달(83조원)과 비교해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20조4000억원이 확대됐고, 지난달(74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나라살림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하반기에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효자 수출품목 '반도체·자동차'하반기 '흔들'
 
나라살림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먼저 올해 국내외 증시를 이끌었던 AI 랠리에 급제동이 걸린 것인데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외 주가가 폭락하면서 'AI 거품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AI 거품론은 AI 서비스의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확산된 것인데요. AI 붐으로 인해 반도체 수출도 호재를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기 부진이 진행될 경우 첨단기술로 이뤄진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김양팽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은 호재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난 반도체 실적으로 인해 성장세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6월부터 하반기 반도체 실적이 두 자릿수로 회복하면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자동차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일시적 수요정체 현상과 이번 화재 사건이 맞물려 하반기 전기차 신차 출시 계획도 수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적자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세수 펑크를 넘어 세수 쇼크까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7월 부가세 수입이 들어오면 적자 폭이 개선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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