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자잿값 상승…건설업계, ‘한숨’ 계속
고환율 장기화에 건설업계 ‘공사비 비상’
시멘트·철근 원가 압박…‘내년 하반기가 걱정’
2025-12-18 15:21:36 2025-12-18 17:41:2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건설업계에 고환율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면서 수입 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이로 인한 향후 공사비 상승 부담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겁니다. 자칫 공사비 부담이 누적될 경우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분양가 상승과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고환율, ‘시멘트·철근’ 가격 압박…현장 부담 가중
 
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1479.8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올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환율이 1400원 후반대에 고착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고환율이 수입 자재 원가를 자극하고, 이는 추후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연탄과 철스크랩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멘트·철근 등 국내 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인 건설이 침체되면서 시멘트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환율 상승으로 유연탄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시멘트 원가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생산량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 업계 전반이 역대급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6구역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건설업계도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영향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발주자의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부실시공, 안전사고, 임금체불과 건설사의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비용 압박은 사업 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1.74로, 2020년 대비 30포인트 이상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공사비 상승은 곧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공사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자 공사를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환율과 물가, 이자 부담이 모두 상승하면서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 현장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더 격화하면서 공사 중단 등을 겪을 우려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직접적 영향 크지 않지만”…내년 하반기 비용 압박 거셀 전망
 
반면 건설업계가 환율 상승으로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공사비 상승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무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고환율의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누적된 비용 압력이 분양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2021~2022년처럼 자재 수급 불안이 동반됐던 시기와 달리 지금은 수요 위축으로 자재 재고가 많은 편”이라며 “급격한 가격 상승보다는 점진적인 부담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건설업은 내수 중심 산업인 만큼 환율이나 유가 같은 거시경제 변수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고환율을 건설 원가에 곧바로 대입하는 해석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정비사업지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결국 고환율에 따른 자재비 부담은 지금보다 내년 이후가 더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분양 물량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누적된 비용 압력이 맞물릴 경우, 수익성 악화와 공급 차질 가능성이 함께 부상할 수 있다”며 “건설업계는 이에 대비해 자재 수급 전략 다변화, 원가 절감, 공사비 조정 협의 강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