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윤금주 수습기자]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2년째 제자리걸음 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전년보다 상승한 가운데,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0%에 육박하며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속했습니다.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삶의 만족도 6.4점…소득 수준 따라 삶의 질도 '좌우'
국가데이터처가 5일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과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인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 만족 수준을 0~10점으로 측정한 지표입니다. 삶의 만족도는 지난 2020년 6.0점에서 2022년 6.5점까지 상승했지만, 2023년 6.4점으로 낮아진 뒤 2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를 보면 OECD 회원국 중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크게 뒤처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2022~2024년 기준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6.04점으로 OECD 평균 6.5점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38개 회원국 중 33위 수준으로 핀란드(7.74점), 독일(6.72점) 등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뒤처졌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만족도 격차는 더욱 뚜렷했습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만족도는 5.8점으로 평균보다 낮았고, 3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6.4~6.5점으로 평균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었습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전년(5.7점)보다 0.1점 상승했으나, 2년 연속 6점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경제적·신체적·정신적 '3고'에 갇힌 노인들
눈에 띄는 것은 '상대적 빈곤율'입니다. 2024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금액)은 전년보다 146만원(3.5%) 늘어난 4381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득 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도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15.3%로 집계, 소득 양극화가 심화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18.5%에서 2021~2023년 15% 미만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소폭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2023년 기준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39.8%로 가장 높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엿볼 수 있습니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국(18.1%), 일본(15.4%)보단 낮지만 영국(12.6%), 독일(11.6%), 프랑스(8.7%)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입니다.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다른 나라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매우 높았습니다.
'독거노인' 비중이 늘어난 점도 돋보입니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23.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올랐습니다. 한국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으로, 13년인 일본보다도 빠릅니다.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양가족 없는 독거노인들이 경제적 궁핍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노인 인구의 정신 건강 악화도 '부정 정서 지표'에서 드러났습니다. 전체 인구의 부정 정서 지표가 3.8점인 것에 비해 60세 이상은 4.0을 기록하는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부정 정서가 높아졌습니다. 이는 높은 자살률로도 이어졌습니다. 2024년 기준 남녀 모두 80세 이상 인구에서 자살률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남자의 경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늘어났으며, 80세 이상에서 10만명당 107.7명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여자는 비교적 연령대별 자살률 차이가 작았음에도 80세 이상에서 10만명당 24.1명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국민 삶의 질' 보고서는 고용·임금, 소득·소비·자산 등 경제적 지표뿐 아니라 건강, 여가, 안전 등 삶의 질과 관련된 11개 영역의 71개 지표로 구성됐습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외투를 입은 채 이불을 덮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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