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보수의 눈)①중도·보수 20명에 물었다…"국민의힘 찍었지만 잠실 안 간 이유는…"
선관위 책임 크지만…올림픽공원 시위엔 '거리 둔' 2030 중도·보수
"부실선거와 부정선거 별개" 응답자 다수…부정선거론 동의 안 해
"재선거 요구 조건부 공감"…사전투표 폐지·수개표 주장엔 부정적
2026-06-12 13:29:03 2026-06-12 18:58:41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인근에선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흘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태극기 부대의 시위와 달리 이번 올림픽공원 집회엔 2030세대가 주요 세력으로 등장, '2030 청년의 새로운 정치세력화'라는 해석까지 낳습니다. 
 
하지만 <뉴스토마토>가 중도·보수 성향 2030세대를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다소 결이 다른 생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투표지 사태는 중대한 선거관리 부실이 맞지만, 올림픽공원 시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는 지난 10~11일, 2030세대 가운데 중도·보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밝힌 시민 2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 상당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중대한 관리 부실"로 평가하면서도 "올림픽공원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시위가 부정선거론과 결합하거나 강경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입니다.
 
인터뷰 대상자 다수는 최근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에게 투표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했거나 마땅한 인물이 없어 투표를 포기한 이들도 포함됐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올림픽공원 시위는 '극우'라는 인식 강해 거부감"
 
본지가 만난 20명 중 실제 부정선거 시위에 참여한 응답자는 2명에 불과했습니다. 불참 이유는 단순한 무관심보다 시위의 성격에 대한 거부감이 컸습니다. 응답자들은 시위를 처음부터 부정선거론자와 극우 성향 인사들이 주도한 집회로 인식했거나, 검문·검색과 출입 통제 등 시위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최성훈(37·남·이하 응답자 모두 가명)씨는 "현재 올림픽공원 시위는 극우 성향 인사들과 선동된 이들이 모인 공간으로 인식된다"며 "전한길씨 등 부정선거론을 주장해온 인물들이 첫날부터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극우 시위라는 인식이 굳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오태훈(33·남)씨는 자신을 '매우 보수'라 소개했지만,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부실선거지 부정선거 주장은 헛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대가 자유를 외치면서도 정작 일반 시민을 검문검색하고 통제하는 모습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화살촉 집단이 떠오른다"고 꼬집었습니다.
 
중도 성향이라고 응답한 박태성(34·남)씨도 "개표소를 둘러싸고 출입을 통제하는 건 집회가 아닌 자경단 활동에 가깝다"며 "국가를 불신할 수는 있지만, 시민이 국가를 대신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성우(32·남)씨도 "올림픽공원이 집에서 가까웠더라도 시위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굳이 시위까지 참여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선관위 참사지만…부실선거와 부정선거는 분리"
 
실제로 응답자 20명 중 17명은 부정선거론에 동의하지 않거나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사태의 본질인 '행정 부실'과 음모론인 '선거 조작'을 엄격히 분리한 것입니다.
 
보수 성향의 전시우(30·남)씨는 "투표용지 부족은 선관위의 중대한 행정 참사지만 극우 진영의 부정선거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학생 이도현(22·남)씨 역시 "선관위의 부실과 선거 조작 사이의 인과관계가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고, 박도윤(31·남)씨는 "부정선거론을 입증하는 논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 없다"면서 "선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전했습니다.
 
중도 성향 양현준(32·남)씨는 "행정 실수를 선거 조작으로 몰고 가는 건 너무 나간 이야기"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일부 응답자들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매우 보수'라고 밝힌 진도윤(20·남)씨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지난 7일 오후 올림픽공원 시위에도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임지윤(25·여)씨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심증은 있다"며 "먼저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재선거·사전투표 폐지' 주장은 현실성 떨어진다"
 
재선거 요구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습니다. 20명 중 13명은 재선거 요구에 일정 부분 공감했지만, 상당수는 '당락 영향 입증'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이었습니다. 6명은 반대 및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임성민(21·남)씨는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면 재선거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효율적"이라고 했고, 맹지수(31·여)씨는 "다시 투표를 해도 결과가 바뀔 것 같지 않은데 왜 재선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전투표 폐지나 수개표 주장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욱 많았습니다.  
 
서준혁(22·남)씨는 "사전투표를 없애면 오히려 직장인과 외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청년층의 참정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최성훈씨 역시 사전투표 폐지에 반대했습니다.
 
선관위가 이미 수개표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를 전면 요구하는 시위대 주장에 관해 전시우씨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고, 박태성씨는 "시위 참가자들이 주장 그 자체에 취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습니다.
 
정치권이 올림픽공원 시위를 '새로운 보수 청년의 세력화' 또는 '탈정치화 된 순수한 청년' 등으로 읽는 데 대해서도 응답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성훈씨는 "분노한 보수층 일부는 존재하지만 그들이 청년들의 주류 목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오태훈씨 역시 "시위에 참가한 청년층들이 2030세대 전체는 물론 보수 전체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서준혁씨는 "참정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두고 탈정치화된 청년 세력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반면 올림픽공원 시위에 후원 커피 등을 보냈다는 김민재(27·남)씨는 "2030세대가 중심이 돼 정치적 행동을 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를 챙겨줄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박도윤씨도 "청년층이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