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이명신 기자] ‘세기의 이혼’이라 불린 최태원(66)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조정에 실패하면서 법적 다툼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한 두 사람이 재산분할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법원은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습니다. 양측은 재산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 등을 두고 오는 26일 첫 변론기일부터 거센 법적 공방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5일 최 회장와 노 관장의 재산분할 2차 조정기일을 마친 직후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4월17일 재판부가 사건을 조정에 회부된 지 약 2달 만에 조정이 무산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정식 변론기일을 오는 26일로 지정했습니다. 양측은 변론 절차를 통해 법정에서 다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지난 1월9일 파기환송심 첫 변론을 열었다가 3개월 만에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13일과 이날 총 두 차례 조정기일을 열고 합의를 모색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를 결국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공개로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2차 조정기일은 90분 만인 3시30분께 종료됐습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해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인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했습니다. 오후 1시47분께 법원 앞에 도착한 최 회장은 ‘노 관장과 2년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조정이 잘 성립돼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하고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보다 앞선 오후 1시39분께 도착한 노 관장은 ‘오늘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조정 과정에서 타협할 수 있는 선이 있는가’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입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조정기일이 끝난 후 별도 발언 없이 퇴정했습니다.
양측은 향후 재산 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 등에 관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인지를 두고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노 관장 측은 오랜 기간 가사노동을 통해 최 회장이 기업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주식이 공동재산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앞선 1심에서 재판부는 SK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665억원과 함께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SK 상장과 주식 형성 과정 및 주식 가치 증가에 노 관장의 기여분이 있다고 인정해,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1심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분할 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나 2심에서는 이를 인정해 분할액이 20배 넘게 뛴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자금으로 규정하며,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 하더라도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2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 지급은 그대로 확정된 바 있습니다.
이보라·이명신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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