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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수주 목표 대폭 낮춰
2009-01-13 06:46:46 2009-01-13 06:46:46
세계 조선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유력 조선업체들도 올해 수주 목표를 잇따라 낮춰 잡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한 해 100억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작년 수주 목표였던 150억달러보다 33.3% 하향조정된 수치다.

지난해 175억달러를 수주 목표액으로 정했던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목표액은 `100억달러 이상'이다. 지난해보다 42.8% 가량 마지노선을 내린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목표보다는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므로 목표도 줄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국내 메이저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수주 목표를 낮추는 것은 그만큼 세계 조선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190까지 치솟았던 선박 가격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가 이달 9일 현재 172까지 떨어질 정도로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력 조선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중소형 조선사업체들과 달리 전략적으로 사업목표를 보수적으로 세워놓은 측면도 있다.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배값을 낮춰 가며 무리하게 수주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일단 숨고르기를 하면서 우량 선주를 확보하는 쪽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이다.

향후 3년 가량의 일감을 확보해 놓은 빅3의 입장에서는 수주량이 적어도 매출에 당장 큰 영향이 없다는 점도 유력 조선사들이 `템포 조절'에 나설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들까지 무리한 수주경쟁을 벌이는 것은 오히려 가격 불안을 조장하는 등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올해는 환율 등 각종 경영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방어적인 수주목표를 세우는 것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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