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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지지부진한 공기업 인선..기관장 없는 국감 우려
2013-08-29 14:56:14 2013-08-29 19:55:59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새정부 출범 후 6개월 넘게 미뤄진 공기업 사장 인선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장 공모를 마치고 다른 기관장도 인선을 재개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더구나 일부 공기업의 경우 당분간 경영공백은 불가피해 9월 국정감사에서는 기관장도 없는 상태에서 국감을 치러야 할 상황이어서 부실 국감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9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사장 인선을 다시 시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한수원은 28일자로 사장 공모를 마무리하고 29일부터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19명의 공모자에 대한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수원은 지난 6월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 사건으로 김균섭 전 사장이 면직된 후석달 가까이 기관장 공석 상태다. 이에 원전 시설유지·관리와 예방정비, 재가동 등 중요한 의사결정은 물론 조직기강 확립 등이 중심을 잃고 표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사장 공모에는 정부 출신과 민간 인사 등이 다양하게 섞였다"며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3배~5배수 후보군을 압축한 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산업부 장관이 대통령에 제청해 최종 임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에 사장 공모를 마감한 한국서부발전도 2개월 만에 임원추천위를 열기로 했다. 서부발전 사장에는 16명의 지원한 가운데 조모 한국전력 전 부사장을 비롯 박모 전 서부발전 기획처장, 이모 한수원 건설본부장 등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공모에 20명이 도전장을 낸 한국남동발전도 29일부터 임원추천위를 열기로 했으며, 한전KPS과 한국원자력연료 등도 태성은 사장과 김기학 사장의 후임 인선절차를 조만간 진행한다. 현재 사장이 없는 한전기술 등도 후임 사장 선임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 사장 자리가 빈 공기업이 많은데다 한전KPS 처럼 곧 사장이 물러나는 곳, 기관장 퇴임 날짜가 지났는데도 후임을 못 찾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공기업도 상당수였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지난 5월 강승철 이사가 퇴임한 후 넉달 가까이 후임 사장이 들어오지 않고 있고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대한석탄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아직 사장 공모도 진행되지 않았다.
 
◇황주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김문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서부발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황주호 원장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연호 원장 등은 올해 임기가 끝나며, 한국원자력연료를 비롯 서부발전의 김문덕 사장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김용근 원장 등은 임기가 종료됐는데도 후임을 못 찾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철학 공유와 전문성을 강조하며 공기업에 혁신을 요구했지만 정작 사장 인선은 질질 끈다"며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 사업 계획·추진은 물론 조직 기강해이와 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감사를 받아야 할 공기업에 기관장이 없어서 국감 파행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올해는 원전비리와 전력대란 등에 따라 산업부 산하의 공기업에 대한 감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후임 사장 인선에 들어간 공기업 관계자는 "현재 부사장 체제로 운영 중이지만 경영공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9월에 국감이 예정됐는데 임시체제로 돌아가는 조직에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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