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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광주 하계U대회 불참 통보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 설치' 반발 행동
2015-06-22 15:09:53 2015-06-22 17:01:53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설치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말에서 행동으로 옮겨졌다. 다음달 3일 개막하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의 윤장현 위원장(광주시장)과 김윤석 사무총장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지난 19일 오후 6시31분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조직위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불참 이유로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갈 수 없다’고 돼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북한은 이번 대회에 선수 75명을 포함해 총 108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신청서를 3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했고, 4월에는 광주 대표단장 사전회의에도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조직위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사무총장을 수신인으로 한 이메일이 FISU 측에는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불참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보여준 반발의 강도로 볼 때 대회 참가 쪽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를 통해 “북인권사무소가 서울에 끝끝내 설치된다면 공공연한 대결 선포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징벌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려다가 남측 보수단체들이 반북집회에서 인공기를 찢었다는 이유로 불참을 시사했다. 그러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그에 따라 예정대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23일 개소하는 북한인권 사무소는 상설기구라서 2003년과 같은 해법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사무소 설치에 대한 남측 고위 당국자의 유감 표명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 차원의 문제로 유엔 인권사무소와 같은 유엔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장정남 북한대학생체육협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지난 4월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표단장 사전회의에서 야구 종목 조 추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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