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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평동 조선시대 모습 전면 보존…2018년 공개
서울시, 공평동 발굴 문화재 유구전시관 조성
2015-09-24 12:29:52 2015-09-24 15:39:44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지하에 묻혀있던 매장 문화재가 조선 600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시민들을 만난다.
 
서울시는 공평동 우정국로 32에서 발굴된 매장 문화재들을 전면 보존, 2018년까지 공평동 유구전시관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곳은 (주)애플트리프로젝트금융투자가 공평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업무 및 판매시설 신축 예정지역으로, 공사에 앞서 지난해 1월 매장 문화재가 발견됐다.
 
발굴 결과, 4m 깊이 지하에 조선 전기인 15세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집터, 도자기 조각, 도로 유구 등이 대거 발견됐다.
 
시대별로 모두 64곳이나 발견된 집터는 양반, 중인, 평민까지 신분별로 다양한 거주형태와 도시구조를 알려주고 있다.
 
청와백자, 기와, 분청사기 조각들은 비록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진 않았지만, 모두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태다.
 
특히, 최대 폭 5m에 달하는 도로 유구 3곳이 발견돼 당시 조선에서 제일 번화했던 운종가 뒷골목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받는다.
 
당시 운종가 뒷골목은 조선시대 가장 ‘핫 플레이스’로 지금의 신사동 가로수길에 비견할만 하다.
 
공평동은 보신각,의금부터 등 조선시대 주요 시설이 있던 한양도성의 중심부로 우국지사 민영환, 고종의 아들 의천왕, 최초의 근대 건축가 박길룡 등이 거쳐간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시는 이번에 발굴한 문화재가 상당한 규모로 형태가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은 만큼 문화재청·사업시행자와 반 년 넘는 협의를 거쳐 전면 보존키로 결정했다.
 
서울지역에서 발굴된 매장 문화재를 전면 보존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로 그동안 사업성 등을 이유로 내·외부로 옮겨 보존하거나 부분 보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화재가 발굴된 자리에는 높이 6m, 총 면적 3천818㎡의 유구전시관이 신축 건물 지하 1층 전체에 들어서며, 이는 서울 유구 전시관 중 최대 규모다.
 
사업시행자가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대신 사업시행자에게는 문화재 전면 보존 대가로 높이는 그대로 유지하되 용적률을 999%에서 1199%로 상향 조정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성을 높였다. 
 
시는 공평동 유구전시관 조성을 계기로 사대문 안 정비사업구역에서 발굴되는 문화재는 최대한 원래 위치에 전면보존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민·관 협력 방식의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이라며 “수백년간 켜켜이 쌓여온 역사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현장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평동 발굴 문화재 중 도로 유구 재현 예상도.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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