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만능 재주꾼'으로 돌아온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리터당 21.9km 연비에 뛰어난 주행 성능까지 갖춰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등장한 프리우스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연비왕'으로 불리는 프리우스의 약점은 지나친 모범생이라는 점이었다. 리터당 20km에 달하는 높은 효율과 경제성이 주는 이점 덕분에 상대적으로 디자인과 주행성능이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프리우스가 풀체인지를 거친 4세대 모델을 통해 새롭게 거듭났다. 토요타의 전사적 구조개혁인 'TNGA 플랫폼' 적용으로 한층 낮아진 차체와 역동적 디자인, 향상된 연비로 '만능 재주꾼'을 선언하고 나섰다. 

 

 

4세대 프리우스는 신규 플랫폼 적용과 강화된 주행성능으로 연비와 성능 두가지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다. 사진/정기종 기자

 

4세대 프리우스의 변화는 외관에서부터 한눈에 들어온다. 트라이앵글 실루엣에 저중심 구조를 적용, 노즈 앞 끝을 70mm, 후드 뒤 끝을 52mm 낮췄다. 또 전체 높이는 20mm 낮아지고 루프의 가장 높은 부분은 170mm 앞으로 전진시켜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보다 매서워진 헤드라이트 눈매와 새로 적용된 샤크핀 안테나 등은 에코카임에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구현한 요소다.

 

 

낮아진 차체와 날렵해진 라인, 매서운 헤드라이트 디자인으로 한층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사진/정기종 기자

 

내부 역시 크게 변화했다. 개방적으로 통일된 느낌의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단정한 실내 인테리어와 밝은 톤의 배색 처리는 세련감을 극대화시켰다. 시트 디자인 역시 기존 모델에 비해 어깨 받침과 허벅지 받침이 두툼하게 나와있어 하중 분포를 개선,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을 덜어준다.  

 

4세대 프리우스 운전석 실내 공간은 밝은 색상을 이용한 투톤 처리와 깔끔해지 센터페시아로 고급감을 높였다. 사진/정기종 기자

 

또 경량화 된 하이브리드 배터리 위치를 트렁크 쪽에서 2열 시트 쪽으로 이동시켜 트렁크 공간을 기존 446리터에서 502리터로 확장했다.

 

프리우스의 모델 체인지 때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온 토요타는 4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단순히 연비향상에 그치지 않고 주행 성능까지 욕심을 냈다. 새로운 코일 방식을 사용한 고회전 모터를 채용해 크기는 줄이고 출력은 높였다.  

 

토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에 새로운 코일 방식을 사용한 코회전 모터를 적용해 크기는 줄이고 출력은 높였다. 사진/정기종 기자

 

3세대 대비 각각 20% 손실과 중량을 낮춘 모터에 10% 소형화에 성공한 배터리를 통해 즉각적인 가속감과 커브시 안정감을 제공한다. 3세대 프리우스 노멀모드에서 느낄 수 있는 가속성능을 4세대 에코모드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이다.

 

서울 잠실 제 2롯데월드몰에서 김포 소재 커피숍까지 편도 50km에 이르는 구간을 마음먹고 연비 주행을 해봤다. 최대한 전기모터를 사용한 주행을 실시한 연비주행 결과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2.8l/100km'. 100km를 주행하는 데 2.8리터의 가솔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리터당 35.7km를 주행한 셈이다. 4세대 프리우스의 국내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21.9km/l다.

 

 

50km 구간을 연비 주행한 결과 리터당 연비는 34.7km 수준이었다. 일상 주행 수준으로 주행해도 리터당 20km 이상의 연비를 구현했다. 사진/정기종 기자

 

물론 매순간 시속 80km이하로 주행하는 철저한 연비 주행을 일상 운전에서 구현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연비 주행을 염두하지 않고 시승한 돌아오는 구간에서 리터당 20km 이상이 표시됐다. 오후 시간 서울 시내 정체에 자연스럽게 저속 주행을 한 탓이다. 분명 출퇴근에 애용되는 에코카가 갖춰야할 최고의 덕목이다. 이날 시승 참가자 중 리터당 40km 이상 주행한 운전자도 나왔다.

 

특히 주행 중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출발과 정지, 주행간 얼마나 효율적인 연비 주행을 하고 있는지 표시해 주는 스코어 보드는 알뜰한 운전자가 참고하기 좋은 기능이다.

 

신형 프리우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표준형인 E그레이드 3260만원, 고급형인 S그레이드 3890만원이다. 기존 3세대 모델의 E, M, S 트림 가운데 최저 트림의 가격은 소폭 올리고 최고 트림의 가격은 낮춰 소비자에게 보다 합리적인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기 위한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3대 전략 가운데 하나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스마트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이를위해 토요타는 지난해 프리우스V를 시작으로 캠리 하이브리드를 연달아 출시한 뒤 이달 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여기에 전세계 누적 360만대 이상을 판매한 대표모델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로 쐐기를 박는다는 계획이다.  

 

정기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