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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원들 불러낸 최순실, '딸 지명수배' 소식에도 '무덤덤'
특검 "정유라 소식 알고 있는 듯…태도 변함 없어"
2016-12-25 17:45:03 2016-12-25 21:43:1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에 대한 심리전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공식수사 개시 첫날인 지난 21일 최씨의 딸 정유라(20)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발표한 데 이어 정씨를 체포하기 위해 독일 검찰과 수사공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정씨를 지명수배하고 여권무효화 조치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의 정씨에 대한 공세적 조치는 정씨의 자진귀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 뒷면을 보면 최씨를 겨냥하고 있다. 최씨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검찰이 딸 정씨를 강제입국 조치해 포토라인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알려지자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에게 정씨가 험한 꼴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강제입국 조치 등이 꼭 최씨 압박을 목표로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정씨 역시 ‘학사특혜’ 등 여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특검수사가 시작되면서는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의 외동딸인 정씨에 매우 각별한 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남편 정윤회씨와 이혼한 뒤에도 남 부러울 것 없이 호사스럽게 살았지만 피붙이는 정씨와 그의 갓난 아들 뿐이다.
 
특검팀이 공식 수사개시와 함께 정씨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역시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박영수 특검은 특검 수사 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최씨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지 않으면 수사가 매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씨의 태도는 입국 당시와 비교할 때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첫 검찰 소환 당시에는 “국민들게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읍소했지만, 구속기소 된 뒤에는 태도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 1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할 의무가 없는데도 적극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독일에서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새벽까지 많은 취조를 받았다. 정확한 것을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환에 불응하자 검찰이 수사관을 구치소로 보내 영장도 없이 조사했다”며 검찰을 공격하기까지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수차례에 걸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명령을 받았지만 여러 이유를 대며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국조특위 위원인 국회의원들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구치소 현장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최씨가 버티기로 국회의원 18명을 국회 밖으로 끌어낸 것이다.
 
특검팀도 최씨의 이런 태도에 내심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검보)는 25일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발부, 지명수배 등의 소식에 최씨가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녀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을 보인 정도”라며 “기존에 보였던 반응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60)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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