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출규제 강화에 침묵 모드…업계, 원망 눈초리
100% 계약에도 중도금 대출 거절
금리 상승 겹치면서 주택시장 냉각
입력 : 2017-02-20 18:12:17 수정 : 2017-02-20 23:12:5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출규제가 강화될수록 건설·부동산업계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에 이어 개인 신용대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인해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부동산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으면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대한 원망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계약을 완료하고도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는 아파트 사업장이 늘고 있다. 지방 사업장의 경우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해 수분양자 개인의 신용대출을 권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서울과 수도권 단지에서 사업을 하는 대형 건설사들도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10대 건설사에 속하는 건설사 단지의 경우 중도금 대출에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최소 70% 이상의 계약률을 달성해야만 대출을 승인해주는 추세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가계대출이 심각한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다.
 
지난해 8월 중도금 대출 강화를 시작으로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도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 심사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또 올해부터는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대출 규제에 건설·부동산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재당첨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냉각된 데 이어 대출규제로 기존 주택시장마저 얼어붙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원망의 눈초리는 건설·부동산 산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쏠리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이어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른 정부부처와 달리 국토부는 그동안 업계의 의견을 어느 정도는 들어주며 정책을 펼쳐왔는데 이번 가계부채 감축에 대해서는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가 계속 이어질 경우 지방 주택사업장부터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방 사업장의 경우 100% 계약에도 불구하고 대출 승인이 나지 않아 중도금 납부 일을 늦추거나 사채 시장까지 기웃거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신용등급이 없거나 있더라도 투기 등급에 가까워 제도권 금융시장에서는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계약금을 납부하고 입주를 기다리는 분양자들에게 자금 부담이 전가돼 다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여기에 최근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중도금 대출 금리의 경우 평균 4%대에서 높게는 5%대까지 오르면서 이자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추가 금융규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LTV, DTI규제 완화 조치까지 오는 7월에 종료될 경우 대출한도가 금융규제 완화 이전보다도 더 축소될 것"이라며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자금마련 부담이 급증해 주택수요 위축 및 시장 급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들이 현안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만한 행동은 삼가고 현상을 유지하는 데 안주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최근 잇따라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건설·부동산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신축 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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