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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장밋빛보다 현실 반영 제약 육성책
2017-04-14 06:00:00 2017-04-14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제약사 임원과 정부의 '제약산업 1차 육성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날 보건복지부가 제약산업 중장기 전략단 발족을 발표했다는 자료를 접했기에 자연스럽게 정부의 제약산업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7월, 제1차 제약산업 육성책을 발표했다. '2017년 세계 10대 제약 강국 도약, 글로벌신약 4개 출시'가 키워드 였다. 4년이 지난 2017년 4월13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됐고 정부가 제시했던 1차 계획은 현실과 큰 거리감을 보이고 있다.
 
당시 정부의 말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30조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수출액은 11조 규모로 성장했어야 했다. 하지만 생산 규모 19조원, 수출액 3조원의 현실은 당시 목표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또 '세계 10대 제약 강국'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을 뿐이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신약 산업에 대한 현실감을 무시한 무리한 목표로 희망고문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  
 
1차 제약산업 육성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한미약품, 코오롱생명과학,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 10개 제약사가 기술수출을 성사시켰고 셀트리온(램시마), 대웅제약(메로페넴), SK케미칼(앱스틸라)은 미국 FDA 허가를 승인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국내 신약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기도 했다. 
 
4년전 정부 발표 만큼은 아니지만 성장은 했다. 현실감을 반영한 목표였다면 어떠 했을까. 과거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한단계 도약할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향후 5년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30년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제약만큼 정부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도 드물다. 제약이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규제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제약업계 패러다임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제2차 제약산업 육성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제약정책 세부 추진과제 등을 담는다. 비현실적인 '장밋빛 청사진'은 입맛에 좋다. 하지만 현실 가능한 목표 설정이 첫걸음이다. 그 밑바탕에는 과도했던 1차 제약산업 육성책의 목표설정에 대한 되돌아봄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제약업계가 한단계 점프하기 위해서 달콤함보다는 현실성 있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업계의 요청이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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