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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여선웅 "강남서 민주당은 여전히 야당…내년 강남구청장에 출마 생각"
구의회서 '신연희 저격수'로 꼽혀…"당선되면 구청 내 정치적 편향 분위기 변화될 것"
2017-07-04 06:00:00 2017-07-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선웅 구의원은 1983년 10월생이다. 민주당 당직자로 활동하다 지난 2014년 전국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험지 서울 강남구 나선거구 의원으로 출마해 당시 만 30세, 서울지역 최연소 지자체 구의원으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정권교체는 됐지만, 서울 강남에서 민주당은 여전히 야당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필두로 보수정치세력이 강남 지역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다.
 
여 구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신연희 저격수’다. 신 구청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 여 구의원은 그런 신 구청장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신 구청장이 연루된 최근 ‘카톡방 가짜뉴스 유포’ 사건도 여 구의원의 문제제기로 세상에 그 실체를 드러냈다.
 
여 구의원은 보수편향의 강남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강남구청 내 형성된 정치적으로 편향된 분위기가 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치·이념적 행보보다 정책적으로 강남구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여 구의원의 포부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여선웅 구의원이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의회에서 열린 임시 1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여선웅 구의원 측 제공
 
강남구의원으로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인가.
 
구의원의 할 일 중 하나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이다. 제가 신연희 구청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데 있어서는 나름 역할을 했다고 본다. 구의원 임기 첫해에 압구정 주차장 비리를 끈질기게 밝혀내서 관련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았다. 비리의 몸통이었던 사람은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또 2015년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은 강남구청 댓글부대 사건이 있다. 강남구청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댓글을 단 것을 제가 밝혀내 잘못을 파헤쳤다. 최근에는 신 구청장이 대선기간 우리 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도 최초로 관련 제보를 받아 밝혀냈다. 신 구청장은 선관위에서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연희 구청장에 대한 제보는 어떻게 들어오는지.
 
구의원 임기 초반에 신 구청장과 압구정 주차장 비리건으로 엄청 싸웠다. 신 구청장 측에서 저를 명예훼손으로 걸었는데, 저도 지지 않고 끝까지 계속 파헤쳐 검찰 기소까지 갔다. 그러면서 지역민들에게 “신 구청장의 비리를 여선웅에게 맡기면 끝까지 해낸다, 물러서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신 구청장이나 공무원들의 잘못을 저에게 많이 고발했다. 이메일도 주고 전화도 준다. 제가 그런 제보들을 많이 받아서 나름 확인을 통해 진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신 구청장이 지금 선거법으로 조사받고 했는데 이외에도 심각한 비리 제보가 있어서 현재 추적하고 있다.
 
신 구청장에게 사퇴 요구를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신 구청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사상 최초로 강남구청장이 압수수색 당하는 것은 강남구와 강남구민에게는 안 좋은 뉴스다. 지금 법률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기소는 거의 확실시 되는데 형량을 얼마나 받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곧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임기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청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신 구청장이 구청장 임기에 연연하지 말고 직에서 물러나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야당 탄압이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된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돕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인가.
 
2012년 대선 당시 제가 공보단 당직자로 문 대통령과 함께 선거운동을 다녔다. 문 대통령이 2015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때도 당대표 후보 선거운동 수행을 같이 했다. 어깨띠를 매고 전국을 함께 돌아다녔다. 지난해부터 대선을 준비할 때도, 캠프가 차려지기 훨씬 전부터 전국을 함께 다녔다.
 
여선웅 의원이 2015년 4월 서울 강남구의회에서 ‘한전이전부지 개발구역 확대 변경계획’을 반대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남구청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준비된 공약이 있다면.
 
구청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민주당이 여전히 야당이다. 보수정당 후보가 줄곧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남구청장에 당선된다면 구청 내 공무원 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현재 강남구 공무원이 1500명이나 된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 추모하는 의미에서 일반시민들이 노란 뱃지를 많이 달고 다녔다. 그런데 그 뱃지를 달고 일반 민원인이 구청에 오면 강남구청 공무원이 “그 뱃지 왜 달고 오느냐, 강남구에서 도움 받을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이럴 정도로 강남구청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 그런 분위기부터 싹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 구청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각을 세워서 신 구청장 본인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겠지만 강남구민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게 없었다. 서울시는 강남구청의 상위 기관이라서 협력과 동시에 도움 받을 부분도 많다.
 
또 저는 한강 주변을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물론 한강시민공원이 있지만 시민공원을 지나기 전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아파트 주민들도 한강을 이용하기에 불편하고 괴리감이 있다. 한강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주변에 주상복합 건물이나 전망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압구정 재건축 문제와 같이 엮여있는데 지금 서울시 시책이 일단 35층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35층 이상 건축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바꿔서 그곳에 사는 서울시민들에게 한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러한 의제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구청장이 바뀌면 강남구청 내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보는지.
 
아시다시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왔을 때 신 구청장이 화환 선물을 해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었다. 그런 것처럼 구청장이 어떤 특정 정치적 성향을 보이면 공무원들이 따라서 할 수밖에 없다. 신 구청장의 행동이 공무원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다.
 
앞으로 여 의원의 행보는 어떠한가.
 
지금은 두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주민들과 계속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강남런’이라는 이름의, 동네 한바퀴를 달리는 모임을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저녁마다 주민들과 한강도 돌고 강남의 이곳저곳을 돌면서 사람들을 만나려고 기획하고 있다. 정당에서 선거가 끝나면 동력이 많이 상실된다. 계속 정치 이슈를 가지고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을 끌어 모을 수는 없다. 선거가 없는 이 시즌에 할 수 있는 적당한 모임인 것 같다.
 
또 내년에는 젊은 청년들을 발굴해서 청년 스터디를 하려고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돈을 가장 적게 쓰면서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있다. 청년 예비 출마자들을 발굴해서 출마 준비부터 선거 운동까지 필요한 스터디를 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 세대는 취업스터디, 영어스터디가 친숙하다. 앞으로 이 두 가지를 해나가면서 내년 선거를 준비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남은 1년 임기동안 구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여선웅 구의원. 사진/여선웅 구의원 측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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