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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기상도, SK·LG ‘맑음’…삼성 ‘비’
기업도 CSR 시대…SK, 이윤추구 대신 사회적책임
2017-09-19 16:31:56 2017-09-19 16:59:1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화두다. 수많은 갑질 사례와 학교폭력 등 사회문제가 연일 언론을 장악하면서 미담 사례에 대한 사회적 갈증이 높다. SK와 LG가 활발한 CSR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삼성은 뇌물 스캔들로 CSR 지수도 타격 받았다. 
 
지난 1일 조달청 내 설치된 조달정책팀은 사회적 약자기업 지원정책 개발 및 확대의 책임이 떨어졌다. 사회적 경제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새 정부의 정책 밑그림에 따라 공공조달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익도 맡았다. 이는 SK가 제시한 사회적기업 경제논리와 상통한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7월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경제인 간담회에서 공공조달 시장에 대한 사회적기업 접근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관계 법안을 정부가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하며 최 회장의 뜻에 백분 공감을 표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에 관한 책을 저술하는 등 본인의 철학을 능동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그룹 계열사들 정관에서 '이윤 추구'를 빼고, 대신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강조하며 기업의 의무를 새로 정의했다.
 
LG는 우리 사회 숨은 의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있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하자”는 게 구본무 회장의 의지다. LG는 의인상을 제정하고 국가와 사회에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부터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까지 숨은 의인을 찾아내 시상했다. 2015년 9월 첫 의인상을 수여한 이후 첫해 3명, 지난해 25명, 올해 현재까지 25명 등 매년 수상자가 늘고 있다. 의인은 회사에서도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하철에서 장애인을 구한 해병을 졸업 후 채용키로 했다. LG 의인상 수상자 일부는 상금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등 의로운 나눔 활동을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삼성은 CSR 순위가 추락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가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8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0위에서 69계단이나 추락했다. 2013년 26위, 2014년 16위, 2015년 20위 등 그동안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순위가 급락한 배경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와 이재용 부회장 뇌물 사건이 첫 손에 꼽힌다. 해당 순위에서 LG는 삼성전자보다 높은 76위에 올라있다.
 
정부는 기업의 CSR 활동 유도를 위한 정책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8일 기업의 사회적책임 공시 관련, 기업 규모와 특성별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교육·홍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이 사업보고서에 CSR 사항을 기재하는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CSR이 부진한 기업은 대리인 문제 등으로 주가 하락의 개연성이 크다는 연구자료들도 있다. 사회적책임 활동이 활발할수록 기업 정보의 투명성이 높고 경영자에 의한 부정적인 정보의 은폐가 적다는 견해에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CSR에 활발한 기업들은 정보 투명성이 보다 좋다는 것을 인지하고 예측할 수 없는 주가의 급락 위험도 줄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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