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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경민 "MB는 탄핵 당해도 여러 번 당해야 될 사람"
"박근혜가 초등학교 수준이라면 MB는 대학원급 비리 저질러"
"공영방송 정상화는 시간문제…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2017-10-16 06:00:00 2017-10-16 07:34:1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이다. 30년 동안 기자로 쉴 틈 없이 일하며 시청자들의 사랑과 믿음을 받았고,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날카롭고 명료한 클로징 멘트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신 의원은 2009년 갑작스럽게 앵커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당시 야당에선 신 의원의 갑작스런 교체를 두고 정권 차원의 '보이지 않는 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2년 언론인 신경민은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의원 신경민이 됐다. 2016년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하며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명박정부의 언론탄압을 몸소 체험한 인사가 국회에 들어와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의 최선봉에 서게 된 셈이다. ‘정상화’를 ‘장악시도’라고 규정하는 야당의 공세를 과방위에서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막아내고 있다.
 
신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공영방송 정상화와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이 모든 일의 원흉으로 정치권에서 지목받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당해도 여러 번 당해야 괜찮을 사람”이라며 “아마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조롱하면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이향 기자
 
KBS와 MBC 등 공영방송 파업 문제가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예상하나.
 
이미 국민들의 판단은 나온 것 아니겠나. 이런 방송 가지고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법과 규정을 가지고 버티기를 하는 건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MBC와 KBS 이사회가 각각 1명씩 그만뒀는데 이미 물꼬는 터졌다. 이사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정권 때 선출한 이사들 중 자질이 부족한 인사들이 매우 많다.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이사회가 바뀌면 새로 선출, 선발하는 경영진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다. 결국 유능하고 자질이 훌륭한 이사와 경영진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본다.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가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지 않겠나.
 
국감에서도 화제가 될 것이고 여야 간 엄청난 갈등과 대립이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 생각과 입장은 분명하다. 공영방송은 공영방송답게 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로 채워져야 된다. 거기에서 능력이 있고 공영방송을 경영할 수 있는 경영진이 나와 프로그램의 편성과 편집의 독립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문재인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공영방송다운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아이디어 차원의 방송법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효율적이고 이상적이라고 보나.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법안은 사실 MBC 이용마 기자가 내놓은 아이디어다. 법안의 성격을 띠고 있지는 않고, 독일 방송법에 기초한 것인데 그것을 살짝 변형한 것이다. 방송사 내부에 사장추천위원회를 만들고 많은 숫자의 이사진을 구성해 거기에서 사장 선임과 여러가지 정책 결정 등을 하자는 것이다. 다만 현재 국회 의석 분포와 국회 선진화법이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162명이 발의한 법안도 이렇게 질척거리는데 이 법안이 국회에서 가능할지에 대해 저는 좀 회의적으로 본다. 어찌됐든 좋은 법안인 것만은 분명하다. 국회 의석이 180석 이상이 된다면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구도에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국감장 앞에서 시위를 하는 MBC 노조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캠프 TV토론 팀장을 역임했다. 당시 TV토론을 준비하면서 전환점이 된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당시 문 대통령이 '토론을 못 한다, 기피한다'는 프레임과 루머가 굉장히 많이 퍼져 있었다. 그것에 기초해서 상대당에서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것이 우리 당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첫 토론에서 우리가 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자질과 토론 능력이 빼어나지는 않지만 콘텐츠에 대한 기초가 굉장히 튼실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토론 스타일이 문제였다. 사투리가 심하고 발음에 문제가 있는 부분은 극복할 수 없는 단점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말투를 바꾸거나 사투리를 줄이라고 한 경우는 없다. 이 부분이 토론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대선토론에서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너무나 센 자충수, 자멸수를 두었다. 안 후보는 우리도 깜작 놀랄 정도로 거의 토론에 관해 기본이 안 돼 있었다. 스타일도 문제지만 콘텐츠에 있어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
 
'퇴근 후 카톡(카카오톡) 방지법' 최초 발의자다. 최근의 직장문화를 보면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 법안이 '처벌이 없다', '강제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개별 기업에 맡겨놓아야 한다는 것인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찬성하진 않는다. 개별 기업에 맡겨놔서 될 것 같았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가부장적인 직장문화 속에서 사실 선언적 규정의 법이 굉장히 많다. 카톡 방지법은 바로 선언적 규정이 필요한 법안이 아닌가 싶다. 실제 프랑스는 관련 법안을 입법화 했다. 독일도 입법을 논의하고 있고 기술적으로 보완해 휴가중이나 근무 외 시간에는 아예 SNS 연결이 안 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있다. 우리는 현재 노동부 주관으로 이 법안과 관련해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아마 내년 초가 되면 결과가 나온다. 결과에 따라 이것을 법안으로 할 것인지 노사간 협의에 맡길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 어떤 쪽으로 가던지 간에 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카톡을 남용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했다고 본다.
 
최근 이명박정부의 각종 불법 행위 의혹은 어떻게 바라보나. 추석 민심을 들어보면 문제 제기는 계속되는데 구체적인 증거나 결과물은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야당 지지자들도 적폐청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적폐청산의 대상이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전 대통령이 훨씬 지능적이고 악랄하게 비리를 저질러 왔기 때문이다. 비리의 양과 질을 따져보면 이 전 대통령은 거의 대학원급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선수다 선수. 박 전 대통령은 그것에 비하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수준의 비리를 저지른 것이다. 탄핵을 당해도 사실 이 전 대통령은 여러 번 당해야 괜찮을 사람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 전 대통령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 하나씩 하나씩 일벌 수준의 문건들이 몇 개 나오고 있고, 그동안 드러난 비리와 관련된 문건 중 여왕벌급에 해당하는 문건이 있을 것이다.
 
여왕벌급 문건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
 
여왕벌급 문건이 분명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일벌한테만 일을 시켰을 것 같지 않다. 모든 정부 기관을 다 동원했다고 본다. 그 중 핵심은 국가정보원이었다. 국정원과 청와대가 직거래한 여왕벌급 문건이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본다. 이 전 대통령이 아마 이 모든 과정을 조롱하면서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드리는 클로징멘트 부탁드린다.
 
민주주의라는 게 장애물이 너무 많다. 잠시 한 눈을 팔면 사고치는 세력들이 생긴다. 민주주의라는 게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정치와 언론이 괜찮아야 되고 경제도 나쁘면 안 된다. 또 안보가 받쳐줘야 성공하는 민주주의로 간다. 또 깨어있는 시민, 국민이 필요한 게 민주주의다. 성공하는 민주주의의 조건은 이처럼 너무나 많고 어렵다. 정치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정치에 관심 갖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래서 항상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는다. 민주주의는 물가의 어린아이 같다. 클로징 멘트가 될지 모르겠다. 하하.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이향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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