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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빅마켓 중국 수출길 막혀 '속앓이'…판호발급 깜깜이
올해 첫 판호 발급 목록에서 한국게임은 한건도 없어 '차별'
2018-01-30 06:00:00 2018-01-30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게임업계가 세계 게임시장 2위인 중국시장으로의 수출길이 1년째 막혀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은 지난해 3월 이후 중국 시장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중국이 유통 허가(판호)를 내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중 해빙 모드 완화로 올해부터 긍정적인 지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지난 26일 발표된 올해 첫 판호 목록에도 한국게임이 단 한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은 문화산업을 관장하는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에서 해외게임의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월 1회이상 발급하고 있다. 광전총국은 이달 11일에 비준한 수입 게임 허가 목록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총 31건에 달하는 수입 게임에서 한국게임은 단 한건도 없었다. 지난해 1월과 2월에 6개의 게임이 심사 비준을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판호 비준을 받지 못했다.
 
중국의 문화산업을 관장하는 기관인 국가신문출반광전총국에서 발표한 올해 1월 해외게임 서비스 허가권(판호) 발급 목록. 목록에서 한국게임은 한건도 없다.

 
판호 비준을 기다리는 한국산 게임은 넷마블게임즈(251270)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등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모두 포함돼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리니지2레볼루션'은 중국 텐센트를 통해 판호를 신청한 것은 지난 2016년12월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지난해 1분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지난해 여름 각각 판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펍지도 지난해 11월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중국 독점 퍼블리싱(유통)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을 공동 개발해 중국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지난해 12월 광전총국이 주관한 '2018년 중국에서 가장 기대되는 10대 온라인게임' 시상식에서 펄어비스의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이 온라인게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카카오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가 공동 퍼브리싱하는 '드래곤네스트M for kakao(중국 서비스명 용지곡수유)'도 중국 최고 인기게임에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 현장. 사진/넥슨
 
또한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내부의 시선이 한층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징후를 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넥슨의 간판게임 '던전앤파이터'를 둘러싼 소송이다. 중국에서 판치는 던파 짝퉁 게임에 골머리를 앓아온 넥슨은 지난해 11월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섰다. 넥슨은 지난 10일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유사 게임에 대한 서비스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한숨을 돌렸다. 한국과 중국 기업의 주장이 엇갈리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중국 법원이 넥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게임업체가 중국 게임시장 재진출을 노심초사 기다리는 이유는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 비중이 35%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사드와 무관했던 지난 2016년 한국 게임은 중화권에 37.6%를 수출했다. 이는 일본(18.4%) 수출 비중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현지 퍼블리셔와 반드시 함께 일해야 하고 무분별한 베끼기 등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현지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이 겉으론 관광을 허가하는 등 해빙무드를 조성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감정적으로 한국산업을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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