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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개선에도 저소득층 소득 감소 매우 아프다"
문 대통령, 가계소득동향 점검…청 "하위 20% 소득 성장 특별노력"
2018-05-29 18:21:56 2018-05-29 18:21:5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며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긴급점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관련 핵심참모들을 긴급 소집해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금년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성장하고,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등 거시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1/4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 하위 20퍼센트(1분위) 가계소득 감소 등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다. 우리의 경제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도 이런 경제관련 통계에 심상치 않은 신호들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6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경제성장률은 1.1%로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2%)에서 상승 반전했다.
 
긍정적 신호로 보이지만, 소득 양극화는 오히려 악화했다. 상·하위 계층 간 소득격차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가계소득은 월평균 128만6700원으로 전년동월대비 8.0% 감소해 역대 최대 감소폭(1분기 기준)을 기록했다. 반면 5분위(상위 20%) 월평균 가계소득은 1015만1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해 정점을 찍었다. 저소득층 소득증대로 경기를 활성화 하겠다는 정부 목표와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오후 2시부터 2시간30분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1분위 가계소득 감소 원인으로 고령화,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과 건설경기 부진 등을 놓고 자유토론했다. 또한 1분위 소득지표를 엄중하게 보고, 그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정부 3대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관련부처 장관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도 계속 개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에 관한 거시 지표와 국민들의 체감 사이에 큰 간극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날 회의를 예고했다. 특히 “경제성장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저소득 국민들에 대한 정책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며 “우선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 무직, 저소득 가구의 생활 안정이 시급하다. 이 분들의 생활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과 노후소득 보장 정책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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