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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조물주 창조하듯 공소장 작성"… 검찰 "법원 제출자료가 근거" 반박
"구속영장 발부 당시와 달라진 것 없어"…다음달 초 법관들 기소
2019-02-27 16:19:55 2019-02-27 16:19:55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조물주처럼 공소장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들은 검찰이 지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와 달라진 사정이 없고 없는 사실을 찾아낸 게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관계자는 27일 "전날 보석 심리에서 지난달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 나오지 않은 주장이나 사정이 변경된 게 전혀 없었다. 새로운 얘기가 하나도 없었다"며 "보석 심리 과정에서 나온 양 전 대법원장의 주장은 이미 영장심사 때 나온 것으로 당시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충분히 심사한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게 아니라 법원이 발부한 것으로 검찰이 없는 것을 찾아낸 게 아니라 법원의 수사 요청으로 법원이 공개하거나 제공한 자료에 기초해 수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대법원에서 세 차례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미진하다는 국민적 질책이 있었고 대법원이 수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저희가 수사하게 된 범위나 내용 등도 법원에서 작성된 문건 등에 기초해 수사한 것임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밝혔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열린 자신의 보석 심문기일에서 "디가우징이라는 말을 퇴임하고 알았는데 검찰은 이를 내가 지시했다고 버젓이 이야기한다. 검찰은 형사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법원 자체 조사에도 영민하고 목표 의식에 불타는 검사 수십명을 동원해 법원을 이 잡듯이 뒤졌다"며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쪽에 달하는 공소장을 만들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관들이 재판마다 결론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검토하는지 전혀 이해가 없는 듯하다. 그저 몇 가지 말이나 문건을 보고 쉽게 결론을 내는 것 같다. 대법원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너무 이해력이 없어 제가 설명하기도 어려웠을 정도"라며 "무소불위 검찰과 맞서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무기는 호밋자루 하나도 없다. 검찰이 법원을 샅샅이 뒤져 만든 20만쪽에 달하는 증거 서류가 내 앞을 장벽처럼 막고 있다"고 말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었다.
 
한편 검찰은 이전에 밝힌 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법관 중 일부를 추려 기소할 방침이다. 현재 공소장 작성 등 기초 작업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재판과 넘기는 동시에 법원에 관련자 비위 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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