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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디지털·글로벌 날개 달고 혁신 추구할 것"
21일 공식 취임…"디지털 전환은 숙명…한정된 영역 경쟁 벗어나 글로벌 영토 넓힐 것"
2019-03-21 16:13:30 2019-03-21 16:52:05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KEB하나은행이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왼쪽에는 '디지털', 오른쪽에는 '글로벌'이라는 날개를 달고 혁신을 추구하겠습니다."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이 21일 취임일성으로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을 강조했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구조적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은 숙명과도 같다"며 "KEB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변모시키겠다"고 밝혔다.
 
지 행장은 KEB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모바일을 상품과 서비스의 핵심채널로 사용설명서 없이 이용 가능한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것"이라며 "모바일뱅킹도 KEB하나은행이 최고라는 찬사를 듣도록 사용자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KEB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은행업의 본질을 상업은행에서 정보회사로 변화시키는 것인 만큼 타행과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KEB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전통 은행업을 유지하면서 추진하는 전환이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 중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행장은 KEB하나은행 디지털 전환의 사례 중 하나로 하나금융지주(086790) 차원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obal Loyalty Network)'를 꼽았다. 현재 하나금융은 다음달 대만에서부터 GLN을 본격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GLN은 전 세계 금융기관,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네트워크이다.
 
또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글로벌을 핵심 경영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다. KEB하나은행 안팎에서는 지 행장이 '중국통'이자 글로벌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의 글로벌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 행장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법인 통합을 주도한데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사업 비중이 점차 커지는 만큼 지 행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 행장은 하나금융의 글로벌 사업 전략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하나금융의 '2540 전략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하나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현재 국내 은행들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제로썸 게임'을 진행 중"이라며 "이제는 한정된 영역에서의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영토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수익을 끌어올려 새로운 모멘텀으로 만드는 은행이 금융산업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며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채용을 확대하는 한편 심사 및 리스크 관리도 현지화해 진정한 글로벌 현지화를 이뤄 글로벌 고객 기반을 넓히는 한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면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지 행장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신남방 지역을 주요 진출 지역으로 꼽았다.
 
그는 "2년간의 임기 동안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 아세안(ASEAN)에 근접한 인도 등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진출 사업이 어느 정도 성숙단계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진출보다는 투자 협업과 융합 등으로 승화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행장이 이날 공식 취임하면서 향후 경영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 행장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는 조직 재정비가 꼽힌다. 특히 함영주 전 행장이 갑자기 연임을 포기하며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정비하는 게 급선무다. 함 정 행장은 KEB하나은행 사상 최고 실적을 비롯해 옛 하나·외환은행 인사제도 통합 등으로 연임이 유력했으나 채용비리 혐의 관련 재판 등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부각되며 연임을 포기했다. 또 옛 하나·외환은행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에도 아직까지 완벽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지 행장은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을 추진하다보면 화학적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 행장과 장경훈 부행장의 하나카드 사장 취임으로 공석이 생긴 자리를 채우는 것도 지 내정자의 과제 중 하나다. 지 내정자의 행장 취임으로 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자리와 하나금융 그룹글로벌총괄(CGSO) 부사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와 함께 장 부행장이 하나카드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겸 하나금융투자 WM그룹 총괄 자리도 비게 됐다.
 
한편 지 행장은 하나금융과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에 대해 "견해의 차이이지 갈등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는 25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께 금감원에 방문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금감원은 작년 지주 회장 선출을 비롯해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 사진/KEB하나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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