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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벼랑 끝' 한진 일가, 결국 뭉칠까?
2020-01-14 19:06:20 2020-01-14 19:06:2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앵커]
 
한진가의 갈등이 새해에도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늘렸습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한진가의 셈법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뉴스분석에서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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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 말부터 쏟아졌던 소식이긴 합니다만, 한진가가 경영권을 두고 이렇게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하게 된 배경이 있을 텐데요. '남매의 난'이 있었고 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꽃병 사건'도 있었고요.
 
이렇게 한진 총수 일가가 경영권을 두고 전쟁을 벌이게 된 이유가 뭡니까?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기자]
 
한진그룹은 이른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갑질'. 또 조 전 부사장, 이 고문의 밀수 혐의 등으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태였는데요.
 
지난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사망하며 아내 이 고문과 한진가 3남매는 지분을 나눠받게 됐습니다.
 
장남 조원태 회장의 지분이 6.52%로 가장 많긴 합니다만, 3남매의 지분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어머니 이명희 고문도 5.31%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요.
 
조원태 회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총수 자리에 올랐는데요. 이후 물컵갑질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전무는 한진칼로 복귀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말 “동생 조원태 회장이 아버지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다르게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는데요.
 
몇 개월 동안 잠잠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동생에게 칼을 겨누게 된 건 조원태 회장의 뉴욕 특파원간담회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선친이 이메일을 보내 앞으로 대한항공은 제가, 나머지 계열사는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는데요.
 
이 간담회 내용을 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격분했다는 겁니다. 조원태 회장의 발언이, 대한항공 경영권을 자신이 갖고 가는 게 선대 회장의 유언이라고 비춰졌기 때문인데요.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이 자신의 경영 복귀를 막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KCGI가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인데, 가족들이 화합을 하지 못하면서 경영권을 지킬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는데요. 총수 일가와 주요 주주 지분율 어떻게 됩니까?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기자]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 연합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인데요.
 
일단 조원태 회장 지분은 6.52%입니다.
 
조원태 회장 우호 세력으로는 델타항공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델타항공은 상당히 많은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진그룹이 보유한 재단이나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20.67%가 됩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6.49% 지분에 동생 조현민 전무 6.47%, 어머니 이명희 고문 5.31%를 더하면 18.27% 지분율을 확보하는데요. 조원태 회장과 불과 2.4%p차이입니다.
 
다만 어머니 이명희 고문은 조원태 회장과 '모자의 난'을 겪은 것으로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 유력하지만, 조현민 전무는 누구 편에 설지 아직은 모호한 상황입니다.
 
단일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한 KCGI도 무려 17.29%를 가지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정말 복잡한 상황이군요.아직까지는 확실히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쪽도 없어 보이고요. 그런데 현재 반도건설이라는 건설사가 지분율을 늘리며 새로운 '캐스팅보트'를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반도건설은 중대형 건설사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중에게 잘 알려진 건설사는 아니지만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액 13위를 기록한 꽤 탄탄한 건설사라는 평가입니다.
 
오늘(14일) 기준으로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8.28%입니다.
 
반도건설은 그동안 기타법인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왔는데요. 지난해 10월 지분율이 5%를 넘으며 정체를 밝히게 됐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다고만 설명했는데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이 있어 조 전 회장의 권유로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이었죠. 10일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6.28%에서 8.28%로 늘리며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공시했는데요.
 
아직까지 반도건설이 누구 편에 설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이명희 고문과 접촉해 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고요. 조양호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만큼 총수로 앉은 조원태 회장을 도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건설사인 만큼 경영권보다는 한진이 가진 땅. 즉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는 추측도 있고요. KCGI와 연합해 총수 일가를 몰아내고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단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한진가가 다시 뭉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한진가가 현재로써는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나뉜다면 어느 쪽이든 경영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진가 입장에서는 자칫 외부에 경영권을 뺏길 수도 있는 것이죠. KCGI가 반도건설과 손을 잡으면 정말 위험해집니다.
 
이 때문에 '남에게 주느니 일단 연합하자'며 한진가가 다시 뭉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한진가와 재단,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치면 28.94%가 됩니다. 이만큼만 확보해도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죠.
 
이렇게 지분을 합치게 되면 항공은 조원태 회장이, 호텔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나눠 경영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모두 시나리오고, 향후 경영권의 향방은 오는 3월 주주총회가 다가올수록 선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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