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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은행들, 성과제 개별협상 결정"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요구 수용불가 입장 밝혀

2016-10-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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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금융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 대부분의 회원사가 탈퇴한 상황에서 (나는) 대표성이 없다. 민간은행들은 개별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겸 사용자협의회장이 1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산별중앙교섭(이하 산별교섭)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금융노조는 하영구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산별교섭 개최를 요구해왔다. 지난 7일에는 사용자협의회에 산별교섭 개최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하영구 회장은 이번 발언으로 사용자협의회가 이미 대표성을 잃었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은행들이 개별협상을 추진한다는 상황을 명확히 한 것이다.
 
지난 3월 금융공기업 7곳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신한·국민·우리은행 등 22곳의 민간금융사가 탈퇴했다. 최근에는 한국감정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까지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했다. 현재 회원사는 신협중앙회와 산림조합중앙회, 한국금융안전 등 3곳에 불과하다.
 
하영구 회장은 "사용자협의회는 더이상 금융사의 대표성을 잃었다"며 "(본인의) 주도로 산별교섭을 진행할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 미국 출장에 참여한 은행장들과 성과연봉제에 대해 논의한 결과 개별협상 추진으로 입이 모아졌다"며 "은행들 개별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영구 회장은 성과연봉제와 관련 산별교섭은 어려워졌지만 노조와의 대화채널을 유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 회장은 "노조와의 대화는 언제나 환영하지만 노조가 주장하는 산별교섭을 전제로한 만남(13일 노조측 대표와 회동)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 회장은 이날 회동 역시 금융노조가 표현한 '대대표교섭'이 아닌 '대화의 자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대대표교섭이란 산별교섭 전에 사용자측과 노조측의 대표가 만나 안건과 일정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말한다. 대대표교섭이란 용어를 사용할 경우 자칫 하 회장이 산별교섭 개최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 회장의 의도와 달리 금융노조는 이날 회동이 '대대표교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7일 사용자협의회에 산별교섭 개최를 요청한 만큼, 이번 회동은 산별교섭을 개최를 위한 대대표교섭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영구 회장이 금융사의 개별협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산별교섭을 전제로 한 노조와 전면 배치되는 의견이기 때문에 13일 노사 대화에서도 합의점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노사가 서로 명분 쌓기용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산별중앙교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했다. 지난 5월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년 산별중앙교섭위원 상견례 및 교섭회의에서 참석한 하영구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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