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력 제품이 될 ‘HBM3E’를 두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3위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이 격돌을 벌일 전망입니다. 이전 세대 대비 성능 및 전력효율 개선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아 실적 개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BM 후발주자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내년 1분기 대만 팹에서 HBM3E를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입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D램 제품이며, 1세대 HBM에 이어 2세대 HBM2, 3세대 HMB2E, 4세대 HBM3, 5세대 HBM3E 6세대 HBM4 순으로 개발됩니다. HBM3E는 가장 최신 버전입니다.
특히 오는 2024년부터 온디바이스 AI 수요 증가로 이전 세대 대비 성능 및 전력 효율이 뛰어난 ‘HBM3E’가 주력이 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망했습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에 AI를 탑재해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기기 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기 때문에 외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왼쪽부터)삼성전자 HBM3E SK하이닉스 HBM3E 마이크론 HBM3E 이미지. (사진=각 사 홈페이지)
HBM 시장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HBM3E’를 공개하고 ‘샤인볼트’라는 이름까지 붙이면서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서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쳤습니다. 샤인볼트는 읽기 지연 시간이 전 세대인 HBM3 보다 12% 개선됐으며, 대역폭은 이전 세대 대비 43% 향상됐습니다. 또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9.8Gbps의 고성능을 제공하는데, 이는 1초에 UHD급 영화 30편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3E 속도는 풀HD급 영화 230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회사는 ‘HBM3E’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습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초당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대역폭과 9.2Gb 이상의 핀 속도를 갖춘 ‘HBM3 Gen 2’ 메모리의 샘플링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업들의 HBM은 클라우드 서버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A800(엔비디아)과 AMD의 MI200에 탑재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실적 추이가 판가름 나는 리스크를 갖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서 있는 AI 수요는 지속 증가가 우세해 기업들은 HBM을 앞세워 실적 개선 효과에 나설 것으로 보여 HBM에 대한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AI 반도체 매출이 2024년 671억달러(약 88조4180억원), 2027년에는 1194억달러(약 157조286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전체 시장에서 HBM 비중이 7% 수준이나 수익성이 높아 메모리 기업들이 D램 업황 반등이 확고해질 때까지 HBM을 통한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지속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HBM 5세대 ‘HBM3E 샤인볼트’ 성능.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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