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계, 올 상반기도 어둡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에 부동산PF 위기까지
2024-01-08 16:11:13 2024-01-08 16:11:1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올해 상반기에도 건자재업계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데다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까지 겹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올해엔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나오기도 했지만 장밋빛 전망은 흐려진 지 오래입니다. 올해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 등 부동산 거래량이 뚝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악화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 회복은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이 영향은 건자재업계가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태영건설이 부동산 PF 우발채무 여파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건자재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건설사가 흔들리면 계약을 맺은 건자재업계도 자금 손실을 크게 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4월 11일 서울 시내 한 바닥재 매장에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부터 미중 대립 등 글로벌 시장이 불안한 데다 국내 태영건설발 PF 위기로 '복합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이 나쁘지 않았으나 올해는 해외시장마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반기까지 이러한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부동산 PF 관련 문제가 다른 건설사에서도 불거지면 가장 큰 위기가 올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납품지연은 물론 잡아둔 계약이 모두 도루묵이 된다"고 했습니다.
 
통상 건자재업계의 실적은 부동산 지표보다 6개월 정도 늦게 반영됩니다. 착공 후 자재 납품이 이뤄줘야 실적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상반기 부동산 경기가 건자재업계는 하반기에야 반영되는 식입니다. 만약 업계 예측대로 올해 연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건자재업계는 실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해 중순부터는 착공하는 건물이 없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부터 중순까지는 건자재업계가 다 죽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가 있지 않으면 타격이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건자재업계는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가 절감과 경비 축소밖에는 답이 없는 모습입니다. 이마저도 힘든 업체도 있습니다. 목질 원재료를 사용하는 한 건자재업체 관계자는 "목질 원재료 가격이 뛰면서 영업이익은 자꾸 줄어들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와 원자재 모두 영향을 주면서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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