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각종 악재들이 겹치면서 건자재 업계의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원자잿값이 계속 오름세에 있는 데다 운송비 부담과 시공사의 공사 중단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발발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더욱 심화하고 있다. 유가도 오르면서 PVC(폴리염화비닐),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알루미늄, 페인트 등 주요 자재의 가격이 계속 뛰어 이를 활용하는 건자재 업계들은 속수무책이라는 반응이다. 한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상황 예측을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가격이 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대안이 없어 모니터링만 할 뿐"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원자재에 대한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건자재 업체의 경우 대부분 계약이 기업간 거래(B2B)로 이뤄지는데 수년 전 계약한 가격에 따라 납품이 이뤄져 이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매출이 증가해도 영업이익률은 계속 떨어지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송비도 여전히 부담이 크다. 여기에다 공사비 갈등으로 둔촌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송파 문정 재건축, 흑석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등 곳곳에서 건설사가 공사 중단 카드를 꺼내들면서 건자재 납품시기마저 계속 늦춰지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구업계의 특판가구 담합의혹을 조사하면서 B2B 거래가 많은 건자재업계에서는 더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둔촌주공아파트부터 심상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시공사들이 공사하기 힘든 상황이 맞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생길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내장재 업체들도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이 도미노식으로 멈춰버리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6일 LX하우시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 향후에도 개선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인 점, PF 단열재 라인 확충과 직영점 전시장 확대 등 투자부담으로 차입금 증가가 예상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LX하우시스의 마진율 개선이 더디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유일하게 동화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MDF(합판)와 PB(파티클보드) 등 목재가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화자연마루 제품의 원자재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까닭에 올해 1분기 동화기업의 영업이익은 286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3.3%나 늘었다.
또 다른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직접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만이 대책이 있을 뿐 원자재를 수급 받는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