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매도우위가 6년째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생명 특별계정은 삼성전자 보유 주식 수가 6년간 3분의1 토막이 났습니다.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에 주가도 상승세를 탔었지만 매도우위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총수일가의 블록딜에 더해 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1일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 특별계정(단순투자 목적)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2018년 액면분할로 늘어나 ▲2019년 6월10일 기준 1943만5827주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2019년 12월2일 1861만2095주 ▲2020년 11월30일 1684만2480주 ▲2021년 11월30일 1448만3705주 ▲2022년 11월30일 1079만8228주 ▲2023년 11월30일 817만2398주 ▲가장 최근인 2024년 6월14일 664만883주까지 감소했습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8월18일 장중 주당 6만5800원으로 저점을 찍었습니다.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등 업황이 부진했던 게 주가 하방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다 메모리 시황이 반등하면서 반도체 사업 실적도 개선됐습니다. 이에 주가도 반등세를 보이며 지난 4월8일 장중 8만6000원에 1년 중 고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4월9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전자 주식 524만7140주를 시간외대량 매각(블록딜)한 것이 12일 공시로 확인됐습니다. 주가도 고점 직후 약세전환했습니다. 상속세 납부 이슈로 이부진 사장 등 총수일가는 그 전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 바 있습니다. 올 1월 이 사장과 더불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삼성전자 주식 총 2조1691억원 규모를 블록딜했습니다.
시장 관계자는 “총수일가 블록딜은 상속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고 있다”며 반면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외부인에 비해 특수관계인들이 주식을 매각하는 점은 주가가 고점이란 인식을 시장에 안겨 주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개인 소액주주가 어느새 400만명을 넘어서 '국민주'로 도약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정책 면에서도 중요해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2020년 말 기준 삼성전자 개인 소액주주 수는 214만명으로 2021년 말 기준 505만명까지 폭증했습니다. 2022년말 기준 580만명까지 늘었다가 2023년말에는 466만명으로 줄었으나 다른 상장사에 비해 압도적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특수관계인의 주식매매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지만, 회사 정보에 대한 내외부 불균형 문제는 여전한 과제로 지목됩니다. 앞서 국회는 이런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을 개정,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시행하는 데 합의 통과했습니다.
그래서 제도는 오는 7월24일부터 시행되지만 많은 예외 규정이 존재합니다. 제도는 임원과 주요주주에게 일정규모 이상의 지분거래에 대해 사전공시 의무를 부과합니다. 그런데 임원은 '이사와 감사 및 업무집행책임자 등 사실상 임원'으로 정의하고, 주요주주는 '의결권 주식 10% 이상 소유하거나 임원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 행사자'로 제한합니다.
이부진 사장의 경우 주식 10%에 못미치고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하고 있지만 법률상 범위에 해당하는지는 별도 해석이 필요합니다. 또한 법 시행령에는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해 사전공시의무를 면제합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경영권 지분 문제로 삼성생명법에 시달리지만, 매도우위를 보인 특별계정은 단순투자 목적만 공시하고 있어 재무적 투자자로 분류됩니다. 즉, 사전공시의무에서도 제외될 전망입니다.
그밖에도 법률 시행령은 과거 6개월간 합산 특정증권 등의 거래수량 및 금액이 당해 상장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1%미만이면서 50억원 미만 거래에 대해 보고의무 면제해주는 등 법률이 국회를 어렵게 통과했으나 실효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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