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웹툰과 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원작으로 하는 2차 콘텐츠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콘텐츠 IP 전략에 대한 기업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을 개척하고 글로벌로도 영토를 넓혀나가는 등 IP 전략에 따라 콘텐츠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게 진화 중인데요. 콘텐츠 IP의 수익성을 높이는 비결을 얻고자 하는 기업들이 올해도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라이선싱 콘퍼런스 2024’에서 사회자(이한솔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IP 행사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주관하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IP 비즈니스 전시인데요. 콘진원은 IP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올해 입장료를 무료로 전환했습니다.
캐릭터 페어는 ‘잇-다: 콘텐츠 IP’를 주제로 △기업전시관 △특별전시관(K-POP관, 빌드업 기획관, 신규 캐릭터 IP 홍보관 등) △1:1 비즈매칭존 △콘진원(KOCCA) 비즈니스 컨설팅관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캐릭터 페어와 연계해 열린 ‘라이선싱 콘퍼런스 2024’에선 한국형 IP 산업의 미래 전략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현재 한국의 IP 산업은 세계 12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2023년 국제 지식재산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제 IP 지수는 84.44점인데요. 미국의 경우 95.48점으로 1위, 일본은 91.26점으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국내 웹툰과 웹소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이를 기반으로 IP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에 윤혜영 넷마블 IP 사업실장은 라이선싱 콘퍼런스를 통해 “사실 이미 (IP)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정형화돼 나눠져 있다. 그런데 한국이 웹툰과 웹소설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IP 콘텐츠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놓았다”라며 “전통 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웹툰과 웹소설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기획을 짜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하며 카카오웹툰의 대표 IP로 자리매김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도 재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박종철 카카오엔터 스토리사업 부문 대표는 지난 6월 “많은 열매를 거뒀지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이라는 시장을 향한 다양한 IP 프로젝트들을 시도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최근 '저작권 및 2차 판권 확보'와 'IP 확장 기회' 사이에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원천 IP를 만드는 이들의 경우, 시장이 결국 거대 자본에 유리한 구조로만 흐르는 것 아닌지 걱정합니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2차 저작권 판권 독식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바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직 국내는 IP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시작한 시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지금은 2차 판권에 대한 고집보다 파트너십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는 경고의 목소리인데요. 박진해 디앤씨미디어 본부장은 “작품에 대한 IP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다. 다만 한국의 경쟁력이 유연함과 스피드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IP의 가치가 높아지면 (베스트 파트너를 찾을) 기회도 많아질 것이고 (확장에 실패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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