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갑)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다시 하게 된다면 "소신 투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표결 불참' 당론에 반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3명 중 한 명입니다. 당시 김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지만, 윤 대통령을 향해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직격한 만큼 돌아오는 2차 표결에선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김 의원은 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실 처음엔 찬성표를 던지러 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불참으로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것 같아서 반대표를 던졌다"며 "그 이유는 극단적으로 갈린 진영 싸움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잘못하고 있지만 민주당도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우리나라에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의원은 "투표에 참여했으나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이미지=뉴시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탄핵안 표결에 앞서 내야 했던 첫 메시지는 '보복정치를 하지 않고 포용하겠다'는 것이어야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보수가 숙청당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서도 탄핵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앞으로는 소신대로 투표하겠다. 그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진정한 보수주의자로서 본분"이라며 "이제 혼자 길을 가게 됐지만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김 의원은 '소신대로'의 의미를 묻는 말에 "내일(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7일 표결을 한 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탄핵소추안에 반대했다"면서도 "헌정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을 용인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300명) 3분의 2가 찬성해야 본회의를 통과합니다. 하지만 지난 7일 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 반대'와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요건을 갖추지 못해 폐기됐습니다. 당시 야당 의원 192명은 전원 표결에 참여했고, 국민의힘에선 김 의원을 포함해 안철수·김예지 의원 등 3명만 참여했습니다.
박현광 기자 mu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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