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실용주의를 강조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제에 이어 안보에도 '우클릭' 행보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 족쇄에서 벗어났는데요.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한 외연 확장 행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이 대표의 잇단 우클릭 행보에도 지지율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법리스크 해소 후 '안보' 챙기는 이재명
이 대표는 28일 오전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처음 참석했습니다. 2022년 8월 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처음인데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안보 분야 메시지를 강화하며 대선주자로서 중도층에 어필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시당위원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현충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기념식 전후 현충원에 마련된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는데요.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제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까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사망한 55인의 용사들과 모든 장병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슴 깊이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 민주당은 숭고한 희생을 감내한 유공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앞장설 것"이라며 "안보 정책을 두고는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경제'와 '성장'을 강조하며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실용주의 이미지'를 띄워 중도층 잡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23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냐.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월 10일 대표연설을 통해 "회복과 성장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잘사니즘'이란 경제 정책 브랜드도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반도체특별법 주52 시간 근로 적용 예외 조항 논의 등 '성장 우선 기조'를 이어갔는데요. 이에 더해 지난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등 '친기업' 행보도 함께 보여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잇단 '우클릭' 행보에도 지지율 효과는 '미미'
하지만 이러한 행보에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3월 25~27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이 대표는 34%를 기록했는데요.
우클릭을 본격화한 2월부터 현재까지 이 대표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지지율은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2월 2주(2월 11~13일) 34%, 2월 4주(2월 25~27일) 35%, 3월 2주(3월 11~13일) 34%, 3월 4주(3월 25~27일) 34%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이번 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의견유보' 부동층은 37%로, 연령별 20대(18~29세)와 30대 의견유보층은 각각 65%와 47%였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경쟁에선 압도적으로 앞섰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목을 휘감고 있던 결계 하나가 풀어졌다"며 "그러니 더욱 중도와 유권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천안함(피격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유족의 요구에 답한적이 없었다"면서도 "그런데 안보 우클릭 행보를 하는 것은 앞으로 (안보에도) 더 많은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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