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직업 적고 최종 합격…대학 불공정 사례 적발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발표…자녀 있는 입학전형에 교직원 관여
2020-10-13 18:42:30 2020-10-13 18:42:3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주요 대학들의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이 불공정으로 얼룩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입시 서류에 적고도 합격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교직원이 자신의 자녀가 지원한 입학전형에 관여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13일부터 같은 해 12월6일까지 실시한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를 13일 오후 발표했다. 대상 대상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 등 학교 6곳이다.
 
감사 후 행정조치를 보면 △중징계 7명을 비롯한 신분상 조치 108명 △기관경고 등 행정상 조치 5건 △통보 3건이다.
 
이번 감사에서도 단연 '부모 문제'가 불거졌다. 성균관대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검증위원회에서 자기소개서 또는 교사추천서에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기재한 82명 중 45명을 ‘불합격’ 처리한 반면, 37명은 ‘문제없음’ 처리했다. 이 중에서 8명은 서류 전형에 합격하고 4명은 최종 합격까지 해 대학에 등록했다. 교육부는 관련자에게 중징계와 경징계를 내리고 탈락자 구제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게다가 2016학년도 논술우수전형에 교직원 4명의 자녀가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해당 교직원을 시험 감독으로 위촉하기까지 했다.
 
서강대의 경우 교수 자녀가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지원했는데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으며, 고려대도 201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친인척 지원’을 사유로 회피신청한 교수 9명에 대해 입학본부에서 허가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회피 신청자가 입학전형에 참여하게 됐다.
 
아울러 '부모 문제' 말고도 상당수 사안에 중징계가 이뤄졌다. 건국대와 성균관대는 각각 2018학년도 수시 ‘KU학교추천전형’ 및 2019학년도 학종에서 유사도가 의심 또는 위험수준인 교사 추천서가 나왔는데도 별도의 조치 없이 지나갔다.
 
성균관대는 2018∼2019학년도에 2명이 교차 평가해야 하는 학종 서류전형에서 검정고시 및 해외·국제고 출신 수험생 총 1107명에 대해 평가자를 1명만 배정하고, 해당 사정관이 혼자 응시자별 점수를 2번씩 부여해 평가했다.
 
서울대 특정학과에서는 모집정원 6명인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면접평가에서 서류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학업능력 미달, 대학 인재상 미부합’을 이유로 학교 자체 권고사항과 달리 지원자 17명 전원에게 C등급(과락)을 부여해 단 1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왔다"며 "이번 감사 및 현장점검 결과 드러난 문제점이 재발 않도록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1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 도로에 이전 논술시험 일정으로 인한 차량통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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